외교가 “분담금 인상 전향적 제안
우라늄 농축권한 등 주고받아야”
정치권 “7월 안에 회담 성사돼야”
이재명정부가 3주 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관세 협상, 현 수준의 10배를 요구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분담금, 개최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한·미 정상회담까지 대미외교에서 험난한 과제에 직면했다.
외교가에서는 한국이 관세와 연계된 방위비 협상 등을 해결하기 위해 최대한 빨리 양국 정상이 만나야 한다면서도 근본적으로 외교 지형 다변화를 더 적극적으로 꾀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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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요한 주한미군기지 한·미 양국 간 막바지 통상협상이 진행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8일(현지시간) “한국은 자국의 방위비를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며 주한미군 주둔 비용의 추가 인상을 요구하는 등 협상력을 높이기 위한 압박에 나섰다. 사진은 9일 경기 평택 주한미군기지 캠프 험프리스에 아파치 헬기가 계류되어 있는 모습. 평택=뉴스1 |
트럼프 대통령이 거론한 숫자나 대외 발언에 반응하기보다 합의된 내용을 지켜간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정부 공식 입장과 달리 현실적으로는 관세 협상과 맞물린 방위비 문제가 재협상에 돌입하는 수순으로 풀이된다.
이번 트럼프 대통령의 방위비 발언은 한·미 정상회담 조기 개최를 원하는 한국의 필요에 따라 방위비 분담 금액을 대폭 인상하려는 의도를 다분히 드러냈기 때문이다.
두진호 한국국가전략연구원 유라시아연구센터장은 “7월 말 8월 초에는 정상회담을 원하는 한국을 전방위적으로 압박해 협상력을 제고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당장 눈앞에 닥친 트럼프 대통령과의 거래에서 방위비분담금 인상 의사를 시사할 때가 됐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때 인상액을 한국 입장에서 유리하게 쓸 수 있도록 항목을 만드는 것이 관건이라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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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교수는 “정치적 공백 때문도 있지만 지금까지 한국이 미국과의 거래를 할 환경 조성이 너무 안 된 것 같다”며 “다른 나라들의 관세 협상을 지켜보며 미루려는 전략이 먹히지 않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에 대한 상호관세 25%의 발효 시점이 8월1일이라는 점에서 그 전에 한·미 정상회담을 개최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입장에서는 8월1일이라는 시점에 크게 걸린 것이 없지만 한국으로선 그때까지 무역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자동차·철강·알루미늄 등에 대한 기존 품목별 관세에 더해 상호관세의 부담까지 져야 한다는 점에서 8월1일이 모종의 ‘시한’ 성격을 갖게 된 상황이다.
한·미 정상회담을 준비할 정부의 냉정하고 전략적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8월1일이라는 상호관세 부과 시점을 너무 절대적 ‘시한’으로 간주한 채 시간에 쫓겨 과도한 양보를 하게 되는 것도 경계해야 대목이다.
이에 관세를 포함한 통상문제와 방위비 등 복잡하게 얽힌 대미협상을 풀 열쇠인 이재명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정상회담이 7월 안에 성사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추진했으나 중동 사태가 겹쳐 두 사람의 만남이 성사되지 못했다.
대통령실은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협상 서한’을 통해 상호관세 25% 적용 시점을 다음 달 1일로 지정한 만큼 그 이전에 한·미 정상회담을 성사시키기 위해 총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전봉근 세종연구소 객원연구위원은 현 상황에 대해 “단기간에 답을 찾기 너무 어려워졌다”며 “미국만 바라보며 경제·안보 둘 다 대미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는 등 외교적 위험 관리를 전혀 해오지 못한 대가”라고 평가했다.
미국에 대응하기 위한 한·일 간의 공동 보조가 어느 때보다 절실해졌고, 중장기적으로 유럽이나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과 협력해 외교적 자율성을 확보하는 것을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는 조언이다.
정지혜·최우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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