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9일 종교계 지도자들을 만나 "우리 사회가 지나치게 분열·대립적이라 갈등이 많이 격화돼 있다.
여러분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면서 사회통합의 역할을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종교계 지도자들과 오찬을 갖고 "한 달 동안 조금씩 (갈등이) 봉합되는 모양새가 보이기도 하지만 정치 상황이 바뀌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종교는 기본적으로 사랑과 존중을 추구하는 것"이라며 "각별한 관심으로 우리 사회가 서로 존중하고 화합하고 더 포용적인 세상이 되도록 큰 역할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오찬에는 한국종교지도자협의회 공동대표의장인 진우 스님(조계종 총무원장), 천태종 총무원장인 덕수 스님, 태고종 총무원장인 상진 스님을 포함해 김종혁 한국교회총연합 대표회장, 김종생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이용훈 마티아 한국천주교주교회의의장, 정순택 베드로 서울대교구장 대주교, 나상호 원불교 교정원장, 최종수 성균관장, 박인준 천도교 교령, 김령하 한국민족종교협의회 의장 등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강훈식 비서실장, 김용범 정책실장, 전성환 경청통합수석, 문진영 사회수석, 강유정 대변인 등이 참석했다.
정부에서는 김도형 문화체육관광부 종무실장이 자리했다.
진우 스님은 "종교 지도자들이 그간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잘 보살피고 사랑과 자비로 국민들을 평안하게 했어야 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저희도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 아시다시피 지난 7개월 동안에 근현대사적으로 가장 국난에 가까운 그런 시기였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국민들께서 집단지성으로 우리 국민들께서 집단지성으로 잘 갈무리해줬다"면서 "위대한 우리 국민들이 정말 대단하다는 것을 느꼈고 대통령께서 중심에서 잘 국민들을 선도해 줬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진우 스님은 "앞으로 지금까지의 경험과 지혜를 바탕으로 국민과 국가를 반석 위에 올려놓는 역량을 발휘해 주실 것을 희망하고 기대한다"면서 "저희 종교인들도 대통령과 함께 국가, 국민들에게 안정감을 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우리 함께 뜻을 해서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을 만들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강유정 대변인은 이날 오찬 행사 종료 이후 브리핑을 통해 "행사 분위기는 시종일관 화기애애했고 사회 갈등 해소를 위한 종교계의 역할과 교육, 인권, 평화 등 폭넓은 사회 현안에 대한 의견이 자유롭게 오갔다"면서 "각 종단의 숙원 사업과 함게 새 정부에 대한 구체적인 바람도 전달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강 대변인은 "일제 강점기와 민주화 등 험난한 고비마다 국민들을 지켜온 종교의 역할이 언급되는가 하면 다양한 종교가 평화롭게 공존하는 한국 사회는 전 세계의 자랑이 될 만하다 평가도 오갔다"면서 "종교 지도자들의 혜안과 지혜를 80여 분간 경청한 이 대통령을 보며 진우스님은 참모들은 코피가 난다는데 대통령은 귀에서 피가 나겠다고 농담을 건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날 식사 메뉴는 종교계의 생명 존중, 자비, 비폭력의 가치를 담아 오이수삼 냉채, 흑임자 두부선, 마구이 등 채식 위주의 한식으로 마련됐고 풍요와 평화, 안식 그리고 종교적 깨달음을 상징하는 무화과가 후식으로 제공됐다.
한편 이 대통령이 종교계 인사를 만난 것은 7일 바티칸 성직자부 장관인 유흥식 추기경에 이어 두 번째다.
임철영 기자 cylim@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배포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