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거래세 인상·주식 양도세 확대 등
개편안 발표 다음 날 3.88%나 급락해
“증시 활성화보단 세수 확대 방점” 비판
외국인 투자 3개월 만에 매도 우위 전환
원·달러 환율도 급등해 1400원대 돌파
“당분간 숨 고르기·과세 리스크 완화 전망”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거침없이 상승하던 코스피 지수가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하루 만에 4% 가까이 급락하며 제동이 걸렸다.
증권거래세 인상과 주식 양도세 과세범위 확대 등을 담은 세제 개편안에 증시 활성화보다는 세수 확대에 방점이 찍혔다는 비판이 터져 나오며 투자자들의 실망감이 매도세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상법 개정 등 주식시장 부양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국내 증시를 견인하던 외국인 투자는 3개월 만에 다시 매도 우위로 전환했고 이로 인해 환율까지 급등하면서 이재명정부가 추진 중인 ‘코스피 5000’ 목표에도 빨간불이 켜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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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딜러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뉴시스 |
전장(3245.44)보다 3.88% 하락하며 이재명정부 출범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코스피는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지난달 31일까지 약 2개월 동안 20.25% 상승한 바 있다.
코스닥 지수도 같은 날 전장 대비 4.03% 떨어진 772.79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 하락은 한·미 관세 협상 여파와 함께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증시 활성화와는 거리가 있다는 평가가 나오면서 투자 심리가 무너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조3156억원과 6488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외국인은 올해 5월 1조1656억원, 6월 4조8203억원에 이어 지난달에는 6조2810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월간 순매수액 기준 지난해 2월(7조8580억원) 이후 최고점을 찍기도 했다.
이들은 3개월 연속 ‘바이 코리아(Buy Korea)’를 이어왔지만, 8월 첫 거래일에 ‘사자’ 행진을 멈춘 것이다.
반면 개인 투자자는 지수 하락을 저가 매수 기회로 판단해 1조9123억원어치를 사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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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일 환율은 1395.0원으로 출발한 뒤 1401.4원에 주간거래(오후 3시30분)를 마쳤다.
이후 상승폭을 키워 오후 5시43분쯤에는 1407.4원까지 뛰었다.
전날 주간거래 종가 대비 20.4원 오른 것으로, 장 중 기준 지난 5월15일(1412.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이날 환율이 급등락하며 하루 변동 폭은 22.9원으로, 한·미 환율 협의 소식에 환율이 급락했던 지난 5월14일(31.5원) 이후 최대 폭을 기록했다.
이민혁 KB국민은행 연구원은 “증권거래세 도입 등으로 인한 실망감이 코스피 폭락,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를 유발했다”며 “그동안 1400원 아래에 쌓여있던 달러 숏(매도) 포지션이 일부 청산된 것도 환율 상승을 자극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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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로이터연합뉴스 |
앞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는 미국 노동시장이 견조하나 관세 등으로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다며 기준금리를 동결했다.
이경민·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제지표 결과에 따른 등락이 이어지면서 숨 고르기가 예상된다”며 “현재 코스피는 오버슈팅(단기 급등) 영역에 위치한 만큼 작은 트리거(요인)에도 매물소화나 과열해소 움직임이 빨라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과세발 변동성 노출이) 길어질수록 증시 활성화, 코리아 디스카운트(한국 증시 저평가) 해소 정책의 진정성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에 정부에서도 시장 반응, 투자자 의견을 수렴해가면서 과세 리스크를 완화하는 쪽으로 바꿔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내다봤다.
박미영 기자, 김수미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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