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서 매일 쓰는 ‘이것’, 식중독 시한폭탄이었다고?”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7-27 05:00:00

“12시간 건조해도 세균 남았다”…전문가들 “여름철에는 일회용 행주 써야”

세제로 세척하고 12시간 이상 건조한 면 행주에서도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고온다습한 여름철에는 이런 세균이 빠르게 번식해 식중독을 유발할 수 있어 전문가들은 일회용 행주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세제로 세척하고 12시간 이상 건조한 면 행주에서도 세균이 증식할 수 있다. 게티이미지

유한킴벌리는 최근 인하대학교와 공동으로 수행한 ‘재사용 행주의 위생성 평가 및 개선 방안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실험에는 일반 음식점 등에서 흔히 사용하는 면 행주와 개봉 직후 무균 상태임이 확인된 부직포 일회용 행주가 실험군으로 포함됐다.

연구진은 두 종류의 행주에 실험용 미생물을 주입한 뒤 △물과 세제류로 세척 △열탕 소독(100℃, 5분 이상) △실내 자연건조 등의 과정을 반복하면서 시간 경과에 따른 세균 증식 여부를 조사했다.

◆세제로 씻고 말려도…행주 속 ‘세균’ 살아남았다

27일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일반적인 세제 세척만으로는 세균이 완전히 제거되지 않았다.
건조 후에도 잔류 세균이 확인됐다.
끓는 물에 5분 이상 열탕 소독했을 때만 세균이 모두 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세척·건조 과정을 다섯 차례 반복한 실험에서도 면 행주와 부직포 행주 모두 세균이 여전히 잔류해 있었다.

연구진은 또 세척 후 건조한 행주를 수일간 실내에 방치했을 때 잔류 미생물이 일정 시간의 ‘지연기(lag phase)’를 거친 뒤 최대 1만배 이상 급격히 증식하는 현상도 관찰했다.
이러한 결과는 행주의 재질과 관계없이 동일하게 나타났다.

백영빈 인하대 생명공학과 교수는 “실제 음식물이 존재하는 푸드서비스 환경에서는 실험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미생물이 증식할 수 있다”며 “열탕 소독이나 위생적인 건조 환경 없이 행주를 반복 사용하는 것은 식중독 위험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일회용 행주의 경우 무균 상태로 출고돼 사용 후 폐기만 잘하면 미생물 오염 가능성을 현저히 줄일 수 있다”며 “외식업체나 급식소 등 고위생이 요구되는 현장에서는 일회용 제품 사용이 보다 적절하다”고 강조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식중독은 연중 7~9월에 집중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주요 발생 장소는 음식점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 “일회용 행주, 고위생 환경에 더 적합해”

유한킴벌리 측은 “이번 연구는 가정과 외식업체, 급식소 등에서 널리 쓰이는 기존 세척 방식만으로는 행주 내 세균을 완전히 제거하기 어렵다는 점을 입증한 것”이라며 “소비자 건강과 업장의 위생 경쟁력을 위해 무균 위생 솔루션을 지속적으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음식점처럼 행주를 반복 사용하는 환경에선 오히려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게티이미지

전문가들은 여름철 고온다습한 환경에서는 육안으로 확인되지 않는 세균이 급속히 증식할 수 있다며 행주 재사용에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세척 후 12시간 이상 건조해도 세균은 살아남을 수 있다.
방치 시 최대 1만배까지 증식할 수 있다”며 “음식점처럼 행주를 반복 사용하는 환경에선 오히려 식중독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겉보기엔 마른 행주라도, 여름철처럼 고온다습한 환경에선 세균이 눈에 띄지 않는 사이 수천 배로 증식한다”며 “일반적인 세척과 건조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