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의원 106명, 법안 발의…철강협회 "경쟁력 강화·저탄소 전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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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에는 녹색철강기술 개발 지원 내용 등이 담겼다. 경북 포항시 포스코 포항제철소 내 '파이넥스3공장' 전경. /포스코그룹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여야 의원들이 미국 관세 정책과 저가 수입재 범람, 글로벌 탈탄소 흐름이라는 숙제를 떠안은 철강업계를 지원하는 K-스틸법(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철강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을 발의했다. 업계는 자국우선주의 흐름에 신속한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5일 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등 106명은 지난 4일 K-스틸법을 발의했다. 어 의원은 현대제철 제철소가 소재한 충남 당진이, 이 의원은 포스코 제철소가 위치한 포항을 지역구로 두고 있다.
한국철강협회는 "글로벌 경쟁력 강화와 저탄소 전환을 동시에 가능하게 할 제도적 토대를 제공하고 위기 극복에 실질적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장기적 비전과 연계된 정책으로 이어지고 현장에서 실효성 있게 작동되도록 국회, 정부, 업계와 소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철강 시장 최근 키워드는 '자국우선주의'라는 평가가 나온다. 미국은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50% 품목별 관세를 부과하고 있다. 지난달 31일 한미 관세 협상에서 자동차 품목별 관세를 25%에서 15%로 낮췄으나, 철강·알루미늄 품목별 관세는 낮추는 데 실패했다.
유럽은 내년부터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를 시행한다. 철강 등 탄소 배출이 많은 산업 수입품에 탄소세를 부과하는 제도다. 탈탄소 흐름에 발맞추는 측면도 있으나 자국 산업을 보호하려는 제도라는 평가도 나온다.
중국은 당장 한국 업체에 영향을 주는 상황이다. 내부에서 소화하지 못한 물량을 저가로 수출하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동국제강, 세아베스틸 등 한국 업체는 중국산 저가 철강재 유입으로 어려움을 겪자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에 반덤핑 조사를 신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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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기구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 등은 4일 국회 소통관에서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 및 녹색 철강 기술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하며 기자회견을 가졌다. /어기구 의원실 |
중국이 철강 감산을 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나 실질적인 행보는 없는 상황이다. 포스코홀딩스는 지난달 31일 올해 2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중국이 감산을 하겠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는 있는데 실질적인 감산으로 아직 이어지지 않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K-스틸법을 통해 정부가 국내 철강업 경쟁력 제고에 힘을 보태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 법안에는 철강산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한 주요 정책·계획을 심의·의결하는 대통령 직속 철강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를 설치하는 내용이 담겼다.
법안에는 정부가 철강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원산지 규정을 강화하고, 부적합 철강재 수입·유통 억제, 불공정 무역행위 대응 등 필요한 정책을 수립·추진할 수 있는 내용도 있다. 관세 등 제도 개선과 지원책을 마련할 수 있도록 했다.
관세와 저가 수입재 공세 등 단기적 숙제에 대응하는 방안이 있다면 장기적으로 글로벌 탈탄소 흐름 속 수소환원제철 등 녹색철강기술 개발을 지원하는 내용도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업체가 상용화를 위해 속도를 내지만 지원이 꾸준해야 한다는 공감대가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26일 한국형 수소환원제철 실증기술개발사업이 국가연구개발사업평가 총괄위원회에서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오는 2030년까지 총사업비 8146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이에 업계에서는 일회성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시각이 있다.
수소환원제철이 산업에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수소 공급 등 인프라 구축이 필수인 점을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2050년 3847만톤 수소환원제철을 생산하는 데 약 350만톤 수소가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미국 관세가 50% 부과되고 있는 등 글로벌 철강산업이 보호주의를 강화하는 상황"이라며 "한국도 정책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기다. 수소환원제철 등은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