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엔솔 'IRA 특수'에 깜짝 실적
SK온·삼성SDI는 적자 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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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1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9만3569대로 전년 동기(6만5557대) 대비 42.7% 증가했다. 전기차 전시회 'EV트렌드코리아 2025'. /이새롬 기자 |
[더팩트ㅣ황지향 기자]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침체된 산업 전반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신차뿐만 아니라 중고차 시장까지 성장세가 이어졌고 가성비 전략을 앞세운 완성차 업계의 공세도 주효했다. 하지만 배터리 업계의 2분기 실적은 엇갈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 세제 혜택에 힘입어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한 반면, SK온과 삼성SDI는 적자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카이즈유데이터 연구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국내 전기차 신차 등록 대수는 9만3569대로 전년 동기(6만5557대) 대비 42.7% 증가했다. 중고 전기차 거래량도 2만2496대로 47.0% 늘었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수요가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을 벗어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요 확대는 중저가 전기차가 이끌었다. 테슬라 모델Y는 상반기 1만5432대가 팔리며 최다 판매 모델에 올랐고, 기아 EV3는 1만2299대로 뒤를 이었다. 현대차 아이오닉 5(6937대), 포터 EV(4971대), 캐스퍼 EV(4826대) 등도 상위권에 포진했다.
이처럼 전방 수요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배터리 기업들의 수익성은 다른 흐름을 나타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5조5654억원, 영업이익 4922억원을 기록하며 시장 전망치(3150억원)를 웃돌았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7% 감소했지만, 영업이익은 152%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로도 31.4% 늘었다.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첨단제조세액공제(AMPC) 혜택 4908억원이 실적에 반영됐다고 설명했다. 이를 제외하면 실질 영업이익은 약 14억원, 영업이익률은 0.03%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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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증권가에 따르면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119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3개월 내 평균 추정치(1432억원 적자)나 2개월 내 전망치(1295억원 적자)에 비해 적자 폭이 줄어든 수치다. /더팩트 DB |
반면 SK온과 삼성SDI는 실적 부진을 이어갈 전망이다. 증권가에 따르면 SK온의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119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최근 3개월 내 평균 추정치(1432억원 적자)나 2개월 내 전망치(1295억원 적자)에 비해 적자 폭이 줄어든 수치다. 삼성SDI는 같은 기간 2152억원의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고금리 환경 속에서의 수요 둔화, 생산라인 전환 비용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배터리업계는 수익성 악화와 기술 전환 필요성에 대응하기 위한 구조 재편에 돌입한 상황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GM과의 합작법인 얼티엄셀즈(Ultium Cells)를 통해 미국 테네시주 스프링힐 2공장에서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셀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올해 말부터 생산라인 전환 작업에 착수해 2027년부터 본격 양산에 돌입한다는 방침이다. 국내 배터리 기업이 미국 현지에서 LFP 셀을 생산하는 것은 처음이다.
SK온은 지난 11일 엘앤에프와 북미 지역 LFP 배터리용 양극재 공급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수요 확대에 대응해 생산 체계 전환을 준비 중이다. 아울러 현대차 조지아주 신공장 '메타플랜트 아메리카'의 가동과 맞물려 미국 생산법인 SK배터리아메리카(SKBA), 포드 합작법인 블루오벌SK의 공장도 가동에 들어갈 전망이다.
삼성SDI는 1조6549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헝가리 공장 증설과 함께 LFP 등 차세대 기술 개발에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 북미 시장에서는 스텔란티스와의 합작법인을 통해 일부 생산라인을 ESS용 LFP 배터리로 전환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수요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지만, 배터리 기업들의 수익성은 북미 대응 전략과 제품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에 따라 갈리고 있다"며 "IRA 세액공제 요건을 충족하기 위한 현지 생산 체계 구축과 LFP 전환 등이 향후 실적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hy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