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7월 기준금리 2.50% 동결…속도 조절 나서
8월 인하 여부, 부동산 시장·美 관세 협상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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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금리 결정에 대한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더팩트 | 정리=공미나 기자] 잠을 이루지 못할 만큼 극심한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상청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낮 기온이 37.8도까지 올랐습니다. 1907년 서울에서 기상 관측을 시작한 이래 118년 만에 가장 심한 폭염이라고 합니다.
경제 현장에도 날씨만큼 뜨거운 소식들이 많았습니다. 먼저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습니다. 경기 부진은 이어지고 있으나 급등하는 수도권 집값과 가계부채 증가세를 잡기 위한 결정이었습니다.
건설업계에서는 개포우성7차에서 재건축 수주전이 한창입니다. 5년 만에 도시정비사업에서 맞붙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대우건설은 설계안·금융 제안 등에서 전면전을 벌이며 조합원의 표심을 겨냥하고 있습니다.
SK텔레콤은 유심 해킹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1조2000억원 규모의 고객 보호 및 정보보호 대책을 내놨으나, 일부 내용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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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창용 총재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
◆ 한은, 7월 기준금리 숨고르기…"집값, 가계부채 진정시켜야"
-먼저 금융권 소식 살펴보겠습니다. 한국은행이 7월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죠?
-네, 한국은행은 지난 10일 열린 금통위에서 기준금리를 연 2.50%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지난해 10·11월, 그리고 올해 2·5월 네 차례에 걸쳐 총 1%포인트를 낮춘 뒤 '잠시 멈춤'입니다. 한·미 금리차도 그대로 2%포인트로 유지됐습니다.
-어떤 배경에서 동결을 선택했나요?
-금통위는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국내 경제는 물가가 안정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당분간 낮은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되며 무역협상 등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하지만 수도권 주택가격 오름세 및 가계부채 증가세가 크게 확대됐고 최근 강화된 가계부채 대책의 영향도 살펴볼 필요가 있는 만큼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는데요. 경기 부진은 이어지지만 집값과 가계부채가 다시 빨라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기준금리 결정 이후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집값이 오르는 속도가 작년 8월보다 빠르다"며 "경계감이 더 심하다"고 우려했는데요. 금리를 더 내렸다가 '불붙은 불씨'에 기름을 끼얹을 순 없다고 본 것입니다. 한은은 1년 전 경기 부양 압박에도 금리를 동결한 뒤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를 확인한 지난해 10월에 금리인하를 단행했는데요. 이 총재는 "이번에는 그렇게 해피엔딩이 금방 올지 잘 모르겠다"고 얘기했습니다.
-그렇다면 추가 금리 인하는 언제쯤 가능할까요?
-금통위원들의 3개월 내 금리 전망을 나타내는 포워드 가이던스에서는 4명이 금리인하 가능성을 언급했는데요.
이에 시장에선 8월 조기 인하파와 10월 신중파로 나뉘는 모습입니다. 안예하 키움증권 연구원은 "정책과 규제 영향을 살펴보면서 대응하겠다는 한은 입장을 고려하면 8월 추가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열어두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며 "인하 시점이 10월로 미뤄질 수 있지만, 저성장 기조가 크게 변화하는 상황이 아니라면 8월 인하 가능성을 여전히 높게 본다"고 했습니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경기 방어를 위한 한은의 통화정책 완화 요구가 지속될 수 밖에 없다"며 "큰 폭의 주택가격 상승세만 이어지지 않는다면 금융안정 측면에서의 한은의 통화정책 완화 부담은 제한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진단했습니다.
-10월에 한 차례만 내리고 내년 초 추가 인하를 예측하기도 한다고요?
-네, 이들은 정부의 6·27 대출규제와 2차 추경 효과가 실제로 시장에 스며드는지, 미국 연준의 인하 속도도 확인해야 한다고 보고 있는데요.
최제민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정부 대출 규제와 추경 효과, 트럼프 관세 정책 영향을 보다 면밀히 확인할 수 있는 10월 금리 인하가 편한 선택이나 경기 부진 대응을 위한 8월 인하도 가능한 선택지"라고 했습니다.
김지만 삼성증권 연구원은 "포워드 가이던스를 감안하면, 8월 인하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지만 금융안정과 미국과의 기준금리 격차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현재로서는 8월보다는 10월 인하에 더 무게를 둘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정책 여파로 우리 경제에 수출 감소와 성장률 하락이 불가피한 만큼 경기부양용 금리인하가 시급하다는 얘기도 나오잖아요.
-그렇습니다. 지금의 경제 상황에서 한은이 보는 국내 연간 경제성장률은 0.9% 정도인데요. 지난 5월 전망(0.8%)에서 2차 추경이 0.1%포인트 성장률을 올리는 효과가 있다고 봤습니다. 0%대 저성장 위기에 금리인하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죠.
-한은은 경기는 살려야 하지만 집값·빚은 더 묶어야 하는 딜레마에 서 있는데요. 7월 동결은 '방향'이 아니라 '속도'를 조정한 것으로 보입니다. 8월 인하를 가늠할 열쇠는 결국 부동산 시장이 잠잠해지느냐, 미국과의 관세 협상 결과 등 변수가 어떻게 움직이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하>편에서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