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CEO들 '불확실성' 일성…타개책은 '이것'더팩트 기사제공: 2025-07-09 00:06:03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한목소리로 장기 불황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대 난제로 제시했다. (사진 왼쪽부터) 신학철 LG화학 부회장,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 남정운 한화솔루션 대표이사,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각사 제공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한목소리로 장기 불황에 따른 '불확실성'을 최대 난제로 제시했다. 대응책으로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한 체질 개선을 꼽았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LG화학, 롯데케미칼, 한화솔루션, 금호석유화학 등 국내 4대 석유화학 기업들은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및 ESG 보고서를 공개했다.

4대 기업 CEO들은 모두 대외 환경에 따른 불확실성 심화를 어려움으로 지목했다.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은 "오늘날 우리는 지정학적 갈등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의 재편과 경제 불확실성이 교차하는 거대한 전환의 시대를 지나고 있다"며 "이러한 변화는 기업에 단기적인 대응을 넘어서 사업 구조와 전략 전반에 근본적인 혁신을 요구한다"고 진단했다.

이영준 롯데케미칼 대표이사는 "2024년은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와 글로벌 규제 강화,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된 한 해였다"며 "특히 화학 산업은 중국의 대규모 설비 확장과 중동 자본의 공격적 투자로 전례 없는 도전에 직면해있다"고 분석했다.

남정운 한화솔루션 대표이사는 "지난 한해 동안 한화솔루션은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으며 올해 역시 글로벌 공급 과잉, 경기침체, 공급망 불안 등 복합적인 경영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해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는 "2024년은 글로벌 경제와 산업 전반에 많은 도전이 있었던 해였다"며 "중국발 공급과잉, 우크라이나와 중동의 지정학적 긴장, 에너지와 물류비용 상승 등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연속되며 석유화학 업계는 매우 힘든 한 해를 보냈고 회사 또한 이러한 경영환경을 피할 수 없었다"고 했다.

대응 전략으로는 지속 가능성 확보를 위한 포트폴리오 조정과 체질 개선을 내세웠다.

LG화학은 친환경 소재, 전지 소재, 혁신 신약이라는 3대 신성장 동력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고 있다. 최근 충남 당진에 연산 2만톤 규모의 '초임계 열분해유' 공장을 완공하고, 연내 상업 가동 예정이다. 열분해유는 폐플라스틱을 화학적으로 분해해 기초 원료로 되돌리는 방식이다. 재활용 한계를 뛰어넘는 차세대 순환경제 핵심 기술로 각광받고 있다.

국내 석유화학업계 최고경영자(CEO)들이 최대 경영 난제로 '불확실성'을 꼽으면서 포트폴리오 조정을 대응 전략으로 제시했다. /더팩트 DB

배터리 수명과 충전 속도를 개선해 전기차 전환 가속화에도 힘쓰고 있다. 그 일환으로 초고중합도 PVC(폴리염화비닐) 소재로 전기차 충전 케이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고부가 제품 육성을 위해 여수공장의 PVC 생산라인 일부를 초고중합도 PVC 생산라인으로 전환한 바 있다. 또 타이어 연비 개선을 통해 화석연료 사용을 줄이며 의료기기용 소재 개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전지 소재 분야에서는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미국 테네시주에 건설 중인 연산 6만톤 규모의 양극재 공장은 2026년부터 고성능 전기차 약 60만대에 필요한 소재를 공급할 예정이다.

롯데케미칼은 저탄소 기반의 전사적 사업 포트폴리오 강화를 예고했다. 지속가능한 사업은 적극 육성하고 고탄소·저효율 사업은 과감히 재편하는 등 전략적 자원 배분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수소에너지 사업, 정밀화학 및 전지소재 등의 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확장하고 있다. 일례로 전기차 배터리의 열폭주 현상을 지연하는 고강성 난연 플라스틱을 개발했다. 자회사 롯데엔지니어링플라스틱은 2026년까지 3000억원을 투자해 전남 율촌 산업단지에 연산 50만 톤 규모의 컴파운딩 공장을 건설한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연구소를 중심으로 재활용 원료 기반 PO, 바이오 기반 PVC, 수소 수전해 기술 등 지속가능한 제품과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수전해 기반 수소 생산, 플라스틱 순환경제 실현, 바이오 소재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지속가능한 미래 식량 사업으로 주목받는 배양육 관련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핵심 사업에 대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올해는 NB라텍스 23만5000톤 증설을 완료하고 생산 및 판매를 본격화했으며 다양한 고부가 제품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기존 범용라인을 SSBR로 전환하는 투자를 결정하고 진행 중이다. 아울러 RSM SSBR, 바이오 기반 SSBR과 같은 지속가능한 소재 개발에 집중하며 변화하는 시장 요구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