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품목 관세 별개"
전문가 "대미 흑자 축소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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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7일(현지시간)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상호관세 25%를 부과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AP·뉴시스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에 다음 달 1일부터 상호관세 25%를 부과한다는 서한을 보냈다. 정부는 유예 기한이 연장된 것이라며 협상에 힘을 쏟는다는 입장이다. 품목별 관세는 별개이기 때문에 완성차·철강업계는 남은 기간 협상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자동차와 철강·알루미늄 등 각 25%, 50% 적용 중인 품목별 관세는 별개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한을 받은 국가에 포함되면서 부담이 커지기는 했으나, 새 정부가 출범한 지 한 달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7월 8일까지였던 유예 시한이 연장된 점은 다행이라는 평가가 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25% 관세율을 '겨우'라고 평가한 만큼 협상이 간단치 않아 보인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품목별 관세가 별개인 점에 주목한다. 미국은 4월부터 수입차에 품목별 관세 25%를 부과하고 있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그룹과 제너럴모터스(GM) 한국사업장(한국GM) 등 미국에 자동차를 판매하는 국내 완성차 업계는 관세 피로도가 누적된 상황이다.
당장 현대차그룹 올해 2분기 실적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와 국내 완성차 업계는 관세에 더불어 차량 운반선 입항 수수료가 오는 10월부터 적용되면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면제해달라고 미국 정부에 요청한 상황이다.
미국 정부는 중국 해운·조선·물류 산업 영향력을 견제하고자 오는 10월부터 운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협회(KAMA)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최근 차량 입항 수수료가 부과는 무역 관계 역행이라며 면제를 요청하는 의견서를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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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럼프 대통령은 7일(현지시간) 본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N)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다음 달 1일부터 모든 한국산 제품에 25% 상호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서한을 보냈다고 밝혔다. /트루스소셜 |
철강업계 상황은 더 심각하다. 철강·알루미늄 제품 품목별 관세는 50%로 인상된 상태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세아베스틸 등 국내 주요 업체들의 대미 수출 비중이 크지는 않지만, 시장 경쟁력을 고려하면 무시할 수 없는 상황에서 정부 협상 결과에 관심을 쏟을 수밖에 없다.
미국이 철강으로 만든 가전제품에도 5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하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가전업계 영향도 상당하다. LG전자는 지난 7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46.6% 감소한 6391억원을 기록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대미 무역 흑자 규모를 줄이는 방안이 유력하다고 분석한다. 트럼프 대통령 첫 임기 시절인 2020년 대미 무역 흑자는 166억2364만달러를 기록했다. 하지만 해를 거치면서 급증해 지난해 556억6508만달러를 기록했다.
현대차그룹이 지난 3월 210억달러 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실질적인 협상 카드로 작용하기에는 부족하다는 의견이다. 한미 조선산업 협력 역시 발주 주체가 미국인 상황에서 효과적인 협상 카드가 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
미국이 상호관세 협상에서 처음으로 타결한 영국 사례를 보아도 한국이 자동차와 철강 분야에서 관세율을 낮춘다면 내줘야 하는 분야가 분명히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영국은 미국이 수입 차량에 부과한 25% 관세를 10%로 낮췄다. 철강·알루미늄 품목 관세 적용도 빠졌다.
대신 영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기존 1000톤 쇠고기 수입 쿼터에 부과되는 20% 관세를 폐지하고 미국산에 1만3000톤 특혜 면세 쿼터를 만들기로 했다. 주목할 점은 10% 보편관세는 폐지되지 않은 것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한국이 할 수 있는 카드는 대미 수입을 늘리는 것이다. 대중 관계 등 정치적 요인과 대미 무역 흑자 축소 등이 관세 협상에 핵심이 될 것"이라며 "정부도 미국과 협상에서 그런 방향으로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