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놓고… 트럼프 “15% 미적용” EU “대상” 서로 딴소리 [美·EU 관세 타결]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7-28 18:45:00

EU “美, 향후 전 세계 의약품 관세
결정되더라도 EU와 무관” 강조
농산물 비관세 완화 등도 불분명
日과 협상선 투자 규모 놓고 이견

미국과 유럽연합(EU) 간의 무역협정이 타결됐지만 세부 내용을 두고 해석이 엇갈리고 있다.
미국은 앞서 일본과의 협상에서도 투자 규모 등을 두고 시각차를 드러낸 데 이어 EU와는 의약품·농산물 등을 포함한 민감 품목의 협상 범위를 놓고 이견을 노출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2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미국과 EU의 무역협정은 지금까지 발표된 협정 중 가장 큰 규모일 뿐 아니라 정치적으로도 절실한 성과였다고 보도했다.
EU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했던 30% 고율 관세를 절반 수준으로 낮추는 대가로 미국이 요구한 조건을 대부분 받아들였다는 평가다.
미국은 이 협상이 경기 침체 우려와 비판 여론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자평했다.
더글러스 어윈 다트머스대 교수는 “EU는 가장 민감하게 반응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놀랍게도 그러지 않았다”며 “EU는 트럼프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유럽에서는 아직 구체적인 사안이 결정된 것이 아닌 만큼 지켜봐야 한다는 반응이 나온다.
영국 BBC는 “미국과 EU 모두 승리를 주장할 순 있지만 악마는 디테일에 있을 수도 있다”며 주요 항목의 구체적 조건은 여전히 미정 상태라고 전했다.
특히 EU가 언제, 어떤 분야에 투자할지 명시되지 않았고 의약품·명품·자동차 등 유럽이 강점을 가진 분야에 대한 미국의 별도 품목관세 부과가 합의된 것인지에 대한 해석도 엇갈리고 있다.

실제 15%의 관세 적용 범위를 두고 두 정상의 말이 달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약품은 적용 대상이 아니라고 했다.
미국 정부는 현재 진행 중인 무역확장법 232조 조사에 근거해 향후 의약품, 반도체에 품목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예고한 상태다.
하지만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15% 관세율이 “자동차, 반도체, 의약품을 포함한 대부분 분야에 적용될 것”이라며 “ 이것은 분명한 상한선”이라고 못 박았다.
그는 의약품은 대상이 아니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에 대한 추가 질의에도 “EU와 관련해서는 의약품 관세 15%에 합의했다”며 “향후 전 세계 의약품에 관한 미국 대통령의 (관세) 결정이 무엇이건 그것은 별개의 이야기”라고 강조했다.

비관세 장벽 해소 문제도 논란거리다.
미국 측은 EU가 자동차와 일부 농산물 분야에서 비관세 장벽 완화에 진전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미 정부 관계자는 “그들(EU)의 경제 규모는 20조달러(2경7598조원)다.
일본보다 5배 크다”며 “그들의 시장을 개방하는 것은 우리 농부와 어민, 목장주, 모든 산업 제품과 미국 기업에 엄청난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EU는 해당 내용의 세부 사항에 대해 여전히 논의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협상 결과에 대한 이견은 미국, 일본 사이에서도 불거졌다.
일본이 5500억달러(761조원)를 투자하기로 한 것과 관련해 미국은 일본이 자금을 대고, 이익의 90%를 미국이 가져갈 것이라고 해석했다.
하지만 일본은 자국 정부계 금융기관이 최대 5500억달러 규모의 출자와 융자, 융자 보증을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합의라고 설명했다.
베이징=이우중 특파원 lol@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