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에 위성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해 온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2022년 9월 러시아와 접전 중이던 최전방 지역의 인터넷 연결 차단을 돌연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해당 지시로 현지 인터넷망이 중단되면서 전략적 요충지 탈환을 노리던 우크라이나군의 반격 작전이 상당한 차질을 빚은 것으로 전해졌다.
25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머스크는 2022년 9월 말 스페이스X 캘리포니아의 고위 엔지니어에게 우크라이나 헤르손과 동부 도네츠크 지역 일부의 인터넷 연결을 책임지던 스타링크 단말기 100여 개의 전원을 차단하라고 지시했다.
당시 상황을 잘 아는 관계자 3명의 발언을 종합하면 이 지시가 실제로 이행되면서 육각형 모양으로 각 구역의 인터넷 연결 상태를 표시하는 내부 지도에서 해당 구역이 어두운색으로 바뀌었다.
이에 현지 우크라이나군은 갑작스러운 통신 두절을 겪었다고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는 전했다.
러시아군의 동태를 감시하던 드론의 통신과 장거리포 조준에 필요한 인터넷 연결이 끊기면서 표적 명중률이 급감해 장병들도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크라이나군은 당시 러시아군에 빼앗긴 헤르손을 탈환하기 위한 작전을 진행 중이었다.
그러나 예상 못 한 인터넷 연결 차단으로 인해 핵심 지역 포위 작전이 실패하기도 했다.
훗날 결과적으로는 우크라이나군이 이 지역을 탈환하기는 했지만, 상당 시일이 흐른 뒤였다.
당시 머스크의 지시로 스타링크 운영 직원 상당수가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 관계자는 "머스크가 전쟁의 결과를 두 손에 쥐게된 것"이라며 의도적인 지시라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이 접촉한 관계자들은 이후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계속됐을 경우 러시아의 핵무기 반격을 우려한 적이 있었다면서 이같은 우려에서 비롯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를 운영하는 스페이스X는 로이터통신의 관련 질의에 구체적인 답변 없이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스타링크는 우크라이나에 적극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올해 초 소셜미디어에 게시된 글을 참고로 제시했다.
스타링크는 머스크가 CEO인 스페이스X의 자회사다.
스타링크 인터넷 서비스는 지구 저궤도에 띄운 인공위성을 활용해 사막이나 극지방 등 오지까지 인터넷 연결을 제공할 수 있다.
아주경제=구동현 기자 koo12@a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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