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자동차업계 “트럼프, 일본에 너무 내줬다…‘나쁜 합의’”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7-25 11:28:02

미국 자동차 업계 등에서 미·일 무역협상 결과를 놓고 무역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역부족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고 블룸버그 통신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2일 일본과의 무역협상을 타결하고, 일본에 대한 상호 관세를 25%에서 15%를 낮추기로 했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9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또 미국은 일본산 자동차에 부과하는 관세도 기존 25%에서 12.5%로 하향 조정했다.
이에 일본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는 기존 관세 2.5%를 더해 15%가 됐다.

2025년 4월 2일 일본 요코하마의 다이코쿠 부두에 신차들이 주차되어 있는 모습. AFP연합뉴스

하지만 이번 협상 결과에 대해 미국 업계는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에 너무 많이 내줬다고 지적했다.
특히 자동차 업계에서 미국 내 제조업을 활성화하겠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취지와 어긋났다는 우려가 집중적으로 제기됐다.

대일 무역 적자의 80%가량을 자동차나 자동차 부품이 차지하는데, 일본 자동차 관세 하향 조정으로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 크라이슬러 모회사 스텔란티스 등 미국의 3대 자동차 기업들에 불리하게 작용할 거라는 주장이다.

미국 자동차 회사를 대변하는 자동차정책위원회(AAPC)의 맷 블런트 위원장은 일본산 수입차에 보다 낮은 관세를 매기는 것은 미국 산업계와 자동차 노동자에게 “나쁜 합의”라고 했다.

그러나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이날 업계의 이 같은 불만에 대해 “어리석다”며 본인이 대화를 나눈 제조업 경영진은 이번 결정에 대해 “괜찮다”고 했다고 미 경제 방송 CNBC에 말했다.

러트닉 장관은 “경쟁업체에 대한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지면 좀 실망할 수는 있을 것 같다”면서도 “하지만 봐라. 미국에서 생산하면 관세는 없다”라고도 강조했다.

러트릭 장관은 전날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도 “이번 협상 결과가 한국과 유럽에 추가적인 양보를 하도록 압박을 높이고 있으며, 그렇지 않으면 자국 자동차 업체들이 상당한 불이익에 처하는 것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고 비슷한 취지로 말했다.

아울러 블룸버그 통신은 일본이 미국과 자동차를 포함한 관세율을 15%로 인하한 무역 합의를 이룬 것은 한국에 큰 부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만약 한국이 일본과 유사한 합의를 이루지 못하면 글로벌 자동차 판매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싱크탱크 허드슨 연구소의 윌리엄 추 연구원은 블룸버그에 “미·일 합의는 한국에 큰 압박을 가하고 있다”며 “만약 15%로 관세율을 인하할 수 있다면 기쁠 것이지만, 일본과는 다른 위치에 있다”고 분석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