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압박에 대응해 협상국들이 항공기 구매에 나서면서 미국 보잉이 수혜를 보고 있다.
23일(현지시간) 인터넷 매체 악시오스는 미국의 무역 상대국들이 관세 협상에서 양보하면서 보잉이 글로벌 계약을 따내고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은 전날 일본이 미국과 무역 합의를 하면서 보잉 항공기 100대를 구매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앞서 체결된 영국과 인도네시아의 무역 합의에도 보잉 항공기를 구매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향후 체결될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정에서도 비슷한 합의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인도 역시 협상 카드로 보잉 항공기 주문을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 바 있다.
앞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와 체결한 경제협력 합의에도 보잉기 구매가 포함됐다.
CFRA 리서치의 애널리스트 매슈 밀러는 "이들 국가는 관세 위협에 직면하거나 미 행정부와의 유대 강화를 모색하면서 보잉에 눈을 돌렸다"고 분석했다.
이어 "항공기는 비싼 가격 때문에 무역 통계를 빠르게 변화시킬 수 있다"며 "보잉은 점점 더 미국의 기본 수출 수단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보잉 항공기 주문이 외교 카드로 이용된 사례는 과거에도 있었다고 악시오스는 짚었다.
일례로 2011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은 당시 인도네시아가 200여대의 보잉 항공기를 구매하기로 한 뒤 "틀리지 않다면 보잉이 체결한 최대 규모의 거래"라며 자랑하기도 했다.
악시오스는 "항공기 품질 문제와 법적 문제, 무역 장벽 등으로 사업상 어려움을 겪던 보잉에 결정적 전환"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 같은 상황은 트럼프 대통령이 보잉을 좋아해서라기보다 보잉이 그에게 유용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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