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사진=AFP·연합뉴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가 오는 23일(현지시간) 튀르키예에서 7주 만에 평화 협상을 재개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대러 제재 카드를 꺼내들며 ‘50일 시한’ 휴전을 압박하고 유럽 주요국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 지원을 논의한 가운데 양국 평화회담이 구체화한 것이다.
21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저녁 영상 연설에서 “루스템 우메로프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서기와 러시아 측과의 접촉 및 추가 회담 준비 사항을 논의했으며 회담이 수요일(23일)에 예정돼 있다고 보고받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자세한 내용은 22일에 공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러시아 국영 타스통신과 RIA통신도 소식통을 인용해 평화회담이 23일 열릴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협상 일정은 러시아를 향한 트럼프 대통령의 제재 압박이 나온 지 일주일 만에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에 새 무기 제공을 약속하고 50일 내로 휴전 합의를 하지 않으면 러시아와 교역국까지 고율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경고했다.
서방 주요 국가들도 우크라이나에 대한 방공 지원 논의를 이어갔다.
이날 존 힐리 영국 국방장관과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 공동 주재로 50여 개국이 참석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지원 협의체인 ‘우크라이나 방위연락그룹’(UDCG) 제29차 회의가 화상으로 열렸다.
회의에는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과 알렉서스 그린케위치 나토 유럽동맹 최고사령관(SACEUR),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이 참여했다.
특히 지난달 회의에 불참했던 헤그세스 장관이 참석해 미국의 대러시아 기류가 바뀌었음을 보여줬다.
힐리 장관은 성명에서 “UDCG의 일원으로서 우리는 우크라이나를 무장시키고 푸틴(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오기 위해 ‘50일의 드라이브’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국은 지난 두 달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1억5000만 파운드(약 2780억원) 상당의 방공 및 포병 화력 지원 외에 추가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영국은 올해 이 분야 지원액으로 총 7억 파운드(약 1조3000억원)를 약속했다.
또 독일은 영국과 함께 35㎜ 대공포용 탄약 22만발을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데니스 슈미할 우크라이나 국방장관은 이날 회의에서 무기 생산 확대를 위해 올해 50억 유로(8조1000억원) 상당의 추가 군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고 dpa통신이 전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5월 16일과 지난달 2일 튀르키예 이스탄불에서 협상했으나 휴전이나 종전에 대한 입장차를 드러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가 크림반도에 더해 돈바스 등 4개 접경지역을 양도하고, 나토 가입 의사도 포기할 것을 요구하고 있으나, 우크라이나는 이를 거부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의 제안서 초안이 있고, 우크라이나 측에서 제출한 제안서 초안도 있다”며 “현재까지 완전히 대립하는 두 초안에 대한 의견 교환과 회담이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이날 UDCG 회의가 열리기 불과 수 시간 전에도 우크라이나에 대대적인 공습을 감행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공격으로 2명이 사망하고 12세 어린이를 포함해 15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조재형 기자 grind@ajunews.com
<본 콘텐츠의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아주경제(www.ajunews.com)에 있으며, 뽐뿌는 제휴를 통해 제공하고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