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첨단 반도체 기술을 중국군이 군사 역량 강화에 활용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일축했다.
황 CEO는 13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군은 미국 기술에만 의지할 수 없다.
언제든 제한될 수 있는 기술에 의존할 순 없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은 전임 조 바이든 행정부부터 국가 안보를 위해 미국산 최첨단 반도체의 대중 수출을 규제하고 있다.
엔비디아는 미국 정부 조치에 맞춰 중국 수출용으로 기존 칩의 성능을 하향한 H20 칩을 내놓았으나, 트럼프 행정부에서 규제를 강화하며 이마저도 수출길이 막힌 상태다.
그러나 황 CEO는 줄곧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통제 조치를 정면 비판해왔다.
지난 5월에도 "(미국의) 수출 통제는 실패했다"고 말했다.
최근 중국을 방문한 황 CEO는 오는 16일 베이징에서 기자회견을 앞두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 보도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오는 9월 중국 전용 인공지능(AI) 칩을 출시할 예정이다.
미국 정치권은 이 같은 황 CEO의 행보를 주시하고 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황 CEO의 방중 소식에 짐 뱅크스(공화·인디애나)·엘리자베스 워런(민주·매사추세츠) 상원의원 등은 미국의 수출 규제 명단에 오른 기업, 중국 군부·정보기관과 협력하는 기업과의 만남을 자제하라는 서한을 보내기도 했다.
이날 인터뷰에서 황 CEO는 "미국이 세계의 리더가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미국 기술 생태계가 세계 표준이 되길 원한다"며 "그렇게 하려면 전 세계 AI 개발자를 확보해야 하는데 전 세계 AI 개발자의 50%는 중국에 있다"고 중국 수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황 CEO는 "중국은 이미 엄청난 수준의 컴퓨팅 역량을 갖고 있다"며 "중국은 엔비디아 칩이나 미국 기술 스택 없이도 자국의 군사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의 수출 통제 조치가 중국의 자체 기술 개발을 촉진해 중국의 경쟁력을 높이는 자충수가 될 것이라고 줄곧 주장해왔다.
중국이 미국의 첨단 기술에 접근하는 것을 막는 조치가 역효과를 낳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황 CEO는 "최근 (중국의) 희토류 수출 금지 조치는 미국 산업계가 빠르게 희토류에 대한 자립을 이루도록 촉진했다"며 "그들에게도 이 일이 일어났다"고 짚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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