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사 승무원들이 또다시 자신들은 기내 커피나 차를 마시지 않는다고 경고했다.
최근 미국 라이프스타일 잡지 서던 리빙은 미국 국내외 다양한 항공사의 전·현직 승무원들과 인터뷰한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은 특히 "기내 커피와 차는 절대 마시지 말라"라고 입을 모았다.
승무원들은 비행기에서 제공하는 커피나 차에 사용되는 물은 기내 탱크에서 나오는데 이 탱크가 승객들이 기대하는 것만큼 깨끗하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승무원은 "나는 기내에서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며 "기내 온수는 염소(소독제) 냄새가 나는 경우가 많고, 그렇지 않으면 더 의심스럽다"라고 말했다.
염소 냄새는 세척을 자주 하지 않는 물탱크에 사용하는 화학 소독제 냄새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몇몇 승무원들은 비행기 물탱크 내부를 직접 봤는데 상태가 깨끗하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미국 주요 항공사에서 7년간 승무원으로 일했다는 미리엄 로슨은 "비행기 유지보수 중에 물탱크 내부를 본 적이 있다"며 "그 이후로는 무조건 병에 든 생수와 탄산음료만 마신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와인이나 위스키도 괜찮지만, 얼음은 빼달라고 하는 것이 좋다"라고 덧붙였다.
다른 승무원도 정비 직원들이 탱크 청소를 제대로 하지 않는 모습을 목격했다고 말했고, 또 다른 승무원도 가능하면 밀봉된 음료만을 마실 것을 권장했다.
승무원들은 직접 자기 생수를 챙겨오는 경우가 많다고 입을 모았다.
승무원들은 끓였거나 다른 대안이 없는 상황이 아니라면 기내 물을 그냥 마시지 말라고 교육도 받는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실제로 미국 환경보호청(EPA)이 항공기 급수 시스템에 대해 여러 차례 조사한 결과 항공기 8대 중 1대꼴로 수질 안전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으며, 대장균을 포함한 세균이 검출되기도 했다.
커피나 차를 제공하기 위해 물을 뜨겁게 가열하긴 하지만, 고도가 높으면 물의 끓는점이 낮아져 살균이 충분히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승무원들은 재차 우려했다.
이 같은 폭로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앞서 지난 3월에도 한 미국 승무원이 틱톡 계정을 통해 기내 커피 제조 과정의 비위생적 실태를 상세히 공개한 바 있다.
당시 그는 "물탱크는 거의 청소되지 않는데, 그 물을 이용해 커피를 만든다"며 "탱크 내부에서 자라는 곰팡이와 박테리아가 우려된다"라고 했다.
다만 비행기에서 커피와 차를 자주 마시지만 단 한 번도 탈이 난 적이 없다는 승무원과 조종사들도 많았고, 실제로 항공사들은 정기적으로 물탱크를 청소한다.
미국 현행법상 항공사는 '식수 규정'(ADWR)에 따라 매년 최소 4차례 이상 물탱크를 소독·세척해야 한다.
연 1회 소독 시에는 매달 수질 검사를 의무적으로 받아야 한다.
다만 환경보호청(EPA)이 규정 위반에 대한 실질적 처벌을 거의 하지 않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었다.
구나리 기자 forsythia2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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