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동해안과 부산 등 남해 일부 지역에서 100㎏이 넘는 참다랑어(참치)가 무더기로 잡히고 있지만 어민과 소비자 모두 웃지 못하고 있다.
참치는 체온이 높아 잡히는 즉시 피를 빼고 아가미를 제거한 후 빙장(얼음보관)해야 신선도가 유지돼 상품성이 높지만, 본래 참치잡이 어선이 아니기 때문에 해당 작업 여건이 나오지 않아 좋은 경매단가를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8일 영덕군에 따르면 지난 6일 영덕 강구면 삼사리 앞바다에서 정치망 어장의 그물에 길이 1∼1.5ｍ, 무게 30∼150㎏ 참다랑어 70마리가 걸렸다.
이 참다랑어는 수협에서 ㎏당 1만4천원에 위판됐다.
영덕 앞바다에서 참다랑어가 잡히기는 했지만 무게가 통상 10㎏ 안팎에 불과했고, 대형 개체도 종종 잡혔지만, 대형 참다랑어가 한꺼번에 많이 잡힌 것은 드문 일이다.
최근 동해안과 부산 일대에선 200kg이 넘는 참치도 종종 잡힌다.
특히 이들의 먹이가 되는 아열대성 어종인 부시리나 삼치, 고등어도 평소보다 많이 잡히면서 어시장에 정신없는 상황이 종종 펼쳐진다.
다만 참치 풍년에도 어민들과 소비자는 크게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먼저 이례적인 풍년인 만큼 어선들이 참치 작업에 익숙하지 않고,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아 포획 즉시 방혈과 빙장 작업이 어렵다.
참치는 체온이 뜨거워 피를 빼지 않을 경우 시간이 지나면 그 열기로 살이 익어 신선도가 떨어진다.
이렇게 되면 경매에 넘어간다고 해도 kg당 3000원 수준에서 거래된다.
또 국가별 어종 총허용어획량을 정하는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WCPFC)가 정한 참다랑어 한국 쿼터(한도)가 모두 차버리면서 일부 지역은 더 이상 판매가 불가능하다.
올해 경북 쿼터는 지난해(1219t)보다 줄어든 110t으로, 영덕에 배정된 쿼터 35t이 이미 다 차버렸기 때문에 이날 잡힌 참치는 전량 폐기되거나 사료로 사용될 예정이다.
영덕군 관계자는 "기후변화로 대형 참다랑어가 영덕에도 나타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일이 더 자주 나타날 것 같다"고 말했다.
박지수 인턴기자 parkjisu09@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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