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의 대표적인 관광지인 크레타섬에서 대규모 산불이 발생해 주민과 관광객 1500여 명이 대피했다.
폭염으로 기온이 40도에 육박한 그리스에서는 최근 아테네와 동부 에게해의 키오스섬에서도 대형 산불이 발생해 수천 명이 대피했다.
연합뉴스는 2일(현지시간) BBC방송을 인용해 그리스의 가장 큰 섬인 크레타섬 동남부 이에라페트라의 산림지대에서 발생한 산불이 강풍을 타고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불길이 해안 리조트 지역으로 접근하자 현지 당국은 긴급 대피령을 내리고, 페르마 지역 주민들과 이 지역 리조트에 투숙 중이던 관광객들을 대피시켰다.
관광객 일부는 임시 대피소 및 다른 지역 호텔로 이송됐으며, 약 200명은 시내의 실내 체육관에 임시 수용됐다.
도로 폐쇄로 이동이 불가능해진 일부 주민은 해변에서 선박을 통해 구조된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현재 소방 헬기와 함께 38대의 소방차를 투입해 진화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그러나 태풍 수준의 강풍 탓에 불길이 6㎞ 이상 넓게 퍼지면서 진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심각한 인명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국은 "관광객들은 모두 안전하다"며 "현재 심각한 부상자는 없고, 일부 주민이 호흡곤란 증세로 치료받았다"고 밝혔다.
보건 당국은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크레타섬 전역의 병원에 비상 대기령을 내린 상태다.
폭염과 고온 건조한 대기가 이어지고 있는 그리스에서는 최근 산불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달 말에도 그리스 아테네 인근에서 대형 산불이 발생해 당국은 인근 지역에 대피령을 내리고, 유명 관광지인 포세이돈 신전으로 향하는 해안도로 일부를 폐쇄했다.
22일에도 동부에 위치한 키오스섬에서 대형 산불이 사흘째 이어지며 비상사태가 선포된 바 있다.
그리스에서는 최근 20년간 산불 피해가 꾸준히 증가하면서 인명 피해와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의 여파로 산불이 더 잦아지고 대형 산불도 증가하는 추세라고 지적했다.
김현정 기자 kimhj20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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