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을 통과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감세 법안에서 인공지능(AI) 규제 유예 조항이 삭제됐다.
1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이날 미 상원에서 이른바 'AI 모라토리엄' 조항이 부결됐다고 보도했다.
이 조항은 미국의 각 주 정부가 AI 인프라 예산을 받기 위해서는 AI 규제를 10년간 유예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픈AI, 아마존 등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은 주 정부의 규제가 혁신을 저해하고 중국에 뒤처지게 만들 수 있다며 규제 유예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공화당 내부에서조차 사회적, 경제적 격변을 일으킬 수 있는 AI 기술에 대한 감독을 폐지하는 것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AI 모델에 대한 안전 테스트나 데이터 보호에 대해서는 아직 의미 있는 연방정부 차원의 규제가 마련돼있지 않은 만큼, 주 정부의 감독마저 폐지되면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 있기 때문이다.
마샤 블랙번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 조항이 아동 안전이나 소비자 보호와 관련해 딥페이크를 막기 위한 테네시주의 '엘비스 법' 등을 무력화할 수 있다며 해당 조항을 삭제하는 수정안을 제출했고, 상원의원 99명이 찬성 입장을 밝혔다.
다음 선거에 출마하지 않기로 한 톰 틸리스 공화당 상원의원만 반대표를 던졌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교수이자 AI 규제 캠페인을 주도하는 비영리 단체 대표인 맥스 테그마크는 "빅테크의 권력 장악에 대한 압도적인 거부는 AI 기업의 폭주를 막기 위한 초당적 움직임"이라며 "이들 기업은 자신들이 구축하는 시스템을 통제할 수 없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의미 있는 감독에 대한 면책을 요구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FT는 미 상원의 이번 결정에 대해 "실리콘밸리 기업들에 중대한 패배"라며 "주 정부 단위의 AI 규제가 대거 시행될 여지가 생겼다"고 분석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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