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의 중요 군사 정보를 중국에 넘기려 한 혐의로 기소된 일당 중 유명 연예인의 동생도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최근 양안 관계(중화민국과 중화인민공화국의 관계)가 어두워지면서 대만 내에서 공작 활동을 벌이는 중국 스파이도 늘어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현지시간) 중앙통신사 등 대만 현지 매체 보도를 종합하면, 이날 타이베이 지방법원은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전직 '디아볼로' 코치 루지셴씨에 징역 10년 6개월을 선고했다.
디아볼로는 요요처럼 생긴 장난감을 막대기에 달아 돌리며 묘기를 부리는 중화권 전통 놀이로, 루씨는 한때 대만 디아볼로연맹 상무이사를 지냈다.
그는 2020년 공연 목적으로 중국을 방문했다가 정보요원에 포섭됐고, 대만의 군사 정보를 넘기는 대가로 570만대만달러(약 2억6000만원)를 받았다고 한다.
루씨는 타이베이에 집을 얻어 거점으로 삼고 현역 및 퇴역 대만 군인을 모아 정보를 수집, 중국에 넘기는 활동을 계획했다.
루씨가 포섭한 대만 군인들은 주로 하급 장교나 일반 병사 출신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해당 계획은 진행 도중에 탄로 나 미수로 그쳤다.
루씨에게 포섭된 군인 중에는 대만 유명 배우 및 가수인 궈슈야오(34)의 동생, 궈씨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져 현지 시민들에게 충격을 준 바 있다.
궈씨는 이번 재판에서 징역 3년 10개월을 선고받았다.
궈슈야오는 인스타그램 114만 팔로워를 보유한 대만의 인기 스타로, 각종 드라마, 예능 프로그램, 광고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
궈슈야오는 동생이 간첩 활동에 연루됐다는 보도가 나간 뒤 진행된 기자 회견에서 "저도 뉴스를 보고 사실을 알았다"며 "동생이 구직 중에 이상한 일을 겪었다.
모든 것은 당국에 맡길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중국과 대만 사이의 갈등이 점차 격화하면서, 최근 대만 내에선 군 관련 인사들이 간첩 활동을 하다가 적발되는 일이 늘고 있다.
2023년 말에는 중국 측에 자금을 받은 뒤 '전쟁이 벌어지면 투항하겠다'는 서약을 한 대만 육군 장교가 7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또 최근에는 중국군의 대만 침공을 지원할 부대를 은밀히 꾸리던 대만 퇴역 군인 일당이 적발, 징역 최대 10년을 선고받았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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