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외국인 가사관리사의 안정적 운영 확대를 위해 정부 '아이돌봄 지원사업'에 이를 포함하는 방안을 적극 건의하기로 했다.
30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현재 고용노동부와 공동으로, 소득기준별 최대 85~15%의 공공돌봄서비스 비용을 지원하는 정부 '공공아이돌봄 지원사업'에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포함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서울시는 지난해 9월부터 올해 2월까지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을 진행하고 3월 이후부터는 이용 요금을 현실화한 뒤 서비스제공업체들을 통해 자율 운영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의 운영성과 연구 결과, 이용자의 84%가 서비스에 만족했고 고객에 대해 부정 의견을 내놓은 가사관리사도 없었다.
국내 최초 시범사업으로 가정 내에서 제공하는 서비스 유형인 탓에 인권침해 등 우려되는 바가 많았지만 아이들과의 상호작용을 즐기는 상황도 연출됐고 이용 가정과의 관계도 원만하게 유지됐다.
특히 이용 가정의 시간 관리와 심리적 안정감에서 긍정적인 변화가 나타났고 이는 맞벌이 부부들에게서 더 두드러졌다.
문제는 비용이다.
이용 요금은 퇴직금과 업체 운영비 등을 반영한 시간당 1만6800원이다.
1일 4시간 주 5일 이용할 경우 매달 146만원 정도를 부담해야 한다.
이에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를 정부 '공공아이돌봄 지원사업'에 포함하는 방안을 여성가족부에 적극 건의할 방침이다.
이 경우 연간 960시간 이내 시간당 기본요금의 일부를 지원받을 수 있어 비용 부담이 상당부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아이돌봄지원을 받기 위해 3개월 이상 대기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내국인 돌봄일자리 침해 등을 이유로 검토가 늦어지고 있다.
더욱이 새 정부가 들어선 현시점에서 정부 지원 방식으로 외국 인력을 확대할지도 미지수다.
내부적으로는 외국인력정책에 대한 중장기 고민에도 나선다.
오세훈 서울시장 역시 최근 시의회 시정질문에 나서 "시범사업 과정에서 일본 모델이 더 지혜로운 대처일 수 있다고 생각이 바뀌었다"며 "최저임금을 드리면서 길게 보면 좋은 이웃으로 남게끔 사회통합 기조하에 받아들이는 것이 지속 가능한 정책이 아닌가 한다"고 했다.
기존의 저렴한 비용으로 외국인 노동력 공급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명확히 던진 셈이다.
외국인력 도입 영역에 대한 적극 대응도 예고했다.
오 시장은 "기존 아이돌봄에서 요양보호사, 간병인 부족에 손을 놓고 있을 수 없다.
이는 직무유기"라며 "어떻게 최대한 우수한 외국인력을 활용할 것인지, 좋은 이웃으로 받아들인 것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것이지, 본능적 거부감으로 반대를 하는 것은 미래 돌봄인력 부족이라는 난제 극복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와 외국인력 확대 도입에 대해 추가 논의에도 나설 방침이다.
지난해 말 서울 소재 '가사인증기관'을 대상으로 현장의 수요 조사를 거쳐 12개 업체 950여명에 대한 추가 도입 의사를 고용부에 전달한 상태다.
서울시는 30일 외국인 가사관리사 시범사업에 대한 매뉴얼을 내놨는데, 여기에는 2022년 9월 이후 2년여간의 준비단계를 포함해 업무처리 절차, 이용가정 선정 및 매칭, 서비스제공기관 역할, 업무범위, 관리요령, 민원처리, 특화교육, 이용요금산정, 개선사항, 관계법령 등 전 과정이 담겨있다.
매뉴얼은 본사업을 대비하고 전국 지방자치단체 확산시 참고 자료로 제공할 방침이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실장은 "외국인 가사관리사 사업은 외국 인력을 저렴하게 활용하는 것이 아닌 돌봄지원이 필요한 가정을 위한 하나의 선택지"라며 "돌봄지원이 필요하나 소득이 낮아 부담을 느끼는 가정에 대해선 정부 공공아이돌보미 지원사업과 연계해 소득기준별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해 새 정부와 본 사업으로의 추진 확대 등 심도 있는 논의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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