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규슈 해역 500회 넘는 지진…"대지진 징조 아냐"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6-29 19:06:05

일본 규슈 가고시마현 남쪽 도카라 열도에서 잇따라 소규모 지진이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대지진과 관련한 공포감이 확산하고 있다.

29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은 도카라 열도에서 이달 21일부터 전날 오후 6시까지 진도 1이 넘는 지진이 525회 관측됐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상청 지진 등급인 진도는 절대 강도를 의미하는 규모와는 달리 지진이 일어났을 때 해당 지역에 있는 사람 느낌이나 주변 물체 흔들림 정도 등을 수치로 나타낸 상대적 개념이다.
1이 흔들림이 가장 약하고 7이 가장 강하다.

이날도 도카라 열도에서는 40회 넘는 지진이 발생했다.
최대 규모는 4.7이었고, 이 지진으로 일부 지역에서 대부분의 사람이 놀라는 진도 4의 흔들림이 감지됐다.
도카라 열도 주변은 필리핀판이 유라시아판 아래로 들어가는 류큐 해구와 가깝고 화산섬과 해저 화산도 많아 지각 움직임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에서는 2021년 12월과 2023년 9월에도 각각 300회가 넘는 소규모 지진이 잇따라 발생했다.

하지만 도카라 열도에서 소규모 지진이 연이어 발생하는 군발지진이 발생하자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는 이른바 '도카라의 법칙'이라는 속설이 떠올랐다.
이 법칙은 도카라 열도 근처에서 지진이 연속해서 발생하면 이후 다른 장소에서 대지진이 일어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요코세 히사요시 구마모토대 교수는 마이니치신문에 "이번 지진은 모두 소규모"라며 "이 정도 지진이 거대 지진을 유발한다고 생각하긴 힘들다"라고 설명했다.
나카지마 준이치 도쿄과학대 교수도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에 "일본은 지진이 발생하기 쉽기 때문에 군발지진이 있는 동안 다른 장소에서 지진이 일어나는 것이 드물지 않다"며 "과학적으로 도카라 지진과 거대 지진이 관계돼 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강조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과학기술로는 지진을 정확히 예측할 수 없다고 단언한다.

'도카라의 법칙'과 함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을 예언했다고 알려진 일본 만화가 타츠키 료가 '내가 본 미래 완전판'에서 올해 7월 대지진이 발생할 것이란 내용을 담아 공포감이 더욱 확산하고 있다.
타츠키 료의 인터뷰 이후 일본 기상청도 "향후 30년 내 일본 본토 남부 난카이 해저 협곡 지역에서 대지진 발생 위험성이 있다"라고 경고하면서 그의 예언에 힘이 실렸다.
이 때문에 지난 5월 일본을 찾은 홍콩인 수는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11.2% 감소했으나 한국은 지난달 일본 관광객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 지진이 자주 발생하는 만큼 지진 대비 시스템도 잘 갖춰졌지만, 여행 중 마주칠 수 있는 지진 등 재난에 대비해 ▲지진 발생 시 대피 지역 미리 파악 ▲비상시 귀국 방법 숙지 ▲숙박시설 비상구 위치 확인 ▲여권 등 중요 서류 휴대 ▲비상용품 준비 등이 권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