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팀플레이” “일도 싸움도 내가 적임”… 당심 쟁탈전 치열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7-16 18:20:00

민주 당권 주자 첫 TV토론
정청래 “법사위원장으로 최전방 공격
계엄 물리친 쾌거 호남인들에게 감사”
박찬대 “당정대 관계 원팀 정신 필요
국민 요구 개혁 기필코 성공시킬 것”
檢개혁 “조속히”… 당원 주권엔 온도차
개혁 비전·당 운영 구상 등도 신경전

더불어민주당 정청래(왼쪽)·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TV토론회에 앞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더불어민주당 당대표가 되기 위한 ‘당심 쟁탈전’이 본격화했다.
정청래·박찬대 후보(기호순)가 16일 서울 양천구 SBS 목동 스튜디오에서 진행된 첫 TV토론에서 자신이 차기 당대표 적임자라며 맞붙었다.
두 후보는 개혁 비전과 당 운영 구상을 놓고 치열한 신경전을 벌였다.

박 후보는 “민주당 당·정·대의 개혁의지가 강해서 자칫 조율이 안 되면 잘하기 경쟁이 벌어지고, 의견을 조율하다 갈등으로 번질 수도 있다”며 “민주당 의원 한분 한분이 개성이 강하고 훌륭한데, 대표적으로 정청래 위원 같은 분이 계시다”며 견제에 나섰다.

그러자 정 후보는 “박 의원께서도 인정하듯 저는 최전방 공격수로 법사위원장 활동을 했다.
그러나 당대표는 최전방 공격수만 해서는 안 된다”며 “저는 국회 탄핵소추위원으로 윤석열 전 대통령을 파면할 때까지 17명의 법률위원이 잘 활동하도록 감독 역할을 잘했다”고 맞받았다.

◆鄭 “심판정 참석” VS 朴 “탄핵안 통과”

‘개혁 당대표’를 자임하는 정 후보는 모두발언부터 윤 전 대통령 탄핵 국면에서 국회 탄핵소추위원으로 활동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정 후보는 “저는 법사위원장으로, 국회 탄핵소추위원으로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정에) 참석했다”며 “역사의 현장 맨앞에서 역사와 함께, 국민과 함께할 수 있었음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 후보는 윤 전 대통령에 대한 파면이 결정된 당시를 다시 한번 소환했다.
그는 “민주주의의 적을 민주주의 힘으로 물리쳐 준 국민 여러분 깊이 감사드립니다.
헌법의 적을 헌법에 힘으로 물리쳐 준 헌법재판관들께 깊이 감사했습니다”라며 “2025년 4월4일 오전 11시12분 ‘피청구인 윤석열을 파면한다’는 선고 이후 헌법재판소 앞에서 이렇게 말씀드렸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정청래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서 박찬대 후보를 웃으며 바라보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정 후보는 이어 “12·3 비상계엄은 헌법의 적을 국민의, 민주주의의 힘으로 물리친 역사적인 쾌거”라며 “6월항쟁을 통해 만들어진 지금 헌법은 5·18 광주 민주화운동이 없었으면 불가능했을지도 모르겠다.
광주민주화운동 호남인들에게 특별히 감사드린다”고 했다.

이에 맞서 박 후보는 윤 전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통과시키던 상황을 꺼내들었다.
박 후보는 “지난해 12월7일 1차 윤석열 탄핵안은 실패했다”며 “그때 국민의힘 108명 이름을 목놓아 국민과 함께 불렀다”고 말했다.
그는 “국회와 광장의 모든 국민이 하나가 됐고, 마침내 일주일 뒤 12월14일 윤석열 탄핵안이 통과됐다”고 덧붙였다.

박 후보 또한 개혁을 강조하면서도 이를 위해서는 ‘원팀 정신’이 필요하다는 차별점을 뒀다.
“다 함께 원팀이 되어 이기는 당대표, 깔끔하고 완벽하게 개혁을 완성할 당대표가 되겠다”는 설명이다.
그는 “목소리도 높여 싸우지 않아도 이길 수 있는 사람, 검증된 이들과 팀을 이뤄 팀플레이를 할줄 아는 사람, 당내에서도 당·정·대 관계에서도 원팀을 만들 수 있는 사람”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국민이 요구하는 개혁을 국민과 함께 기필코 성공시키는 집권여당 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검찰개혁 한뜻, 당원주권엔 온도차

두 후보는 검찰개혁에 대해 “수사·기소 분리를 조속히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정 후보는 “17대 국회의원 때부터 검경수사권 독립, 검·경 수사기소 분리에 대해서 전도사 역할을 했다”며 “박 후보와 제가 검찰 개혁에 대해서는 단 0.1mm의 차이도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당대표 후보가 16일 서울 목동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후보 토론회에 기호 2번 포즈를 취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후보도 “검찰개혁의 가장 핵심 내용은 수사·기소를 분리하는 것”이라며 “추석 밥상 때까지는 검찰청이 해체됐다는 소식을 전해드릴 수 있다고 했지만, 우리가 결단만 내리면 8월에도 가능하다”며 “당론에 따라 가장 빠르고 강력하게 추진해서 8~9월 추석 안에는 반드시 좋은 소식을 들려드리겠다”고 했다.

두 후보는 ‘당원 주권 정당’이라는 방향성에 대해서는 동의하면서도 구체적인 수단에는 차이를 보였다.
정 후보는 “헌법 69조에 따라 모든 선거는 1인 1표인데 우리 당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 계속되고 있다”며 “제가 당 대표가 되면 당원주권국을 설치해서 (이를 위한) 당헌·당규 개정작업을 착수하겠다”고 공약했다.
그는 이와 함께 당원 포상제 확대와 연말 전 당원 콘서트 등도 약속했다.

집권 여당 차기 대표는 누구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선거에 출마한 정청래(왼쪽)·박찬대 후보가 16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TV토론회를 준비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박 후보는 “당대표가 된다면 정 후보의 좋은 정책은 모두 수용하겠다”면서도 연말 당원 콘서트 상설화, 국회의원 1일 상담 제도화, 당대표 월 1회 당원 교육 강사 참여, SNS 공천 반영 등은 반대했다.
“일회성·이벤트성 공약보다 당의 운영과 선출직 공천·평가 의사결정 등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야 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신 전략공천 당원 추인제 도입, 당원의 선출직 평가 확대, 당내 선거 공영제, 의원총회 공개 확대 등을 공약으로 내놨다.
조희연 기자 cho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