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의혹이 불거진 극우 성향 교육단체 리박스쿨의 손효숙 대표가 10일 국회 청문회에 출석해 "마녀사냥을 당해 심신 미약자가 됐다"고 주장했다.
논란이 제기된 이후 손 대표가 공식 석상에 나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손 대표는 이날 국회 교육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진행된 리박스쿨 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첫 의혹 보도가 나온) 지난 5월 30일 이후 이렇게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는 상태로 한 달을 보냈다"고 주장했다.
손 대표의 마녀사냥과 심신 미약 발언은 "본인이 한 부끄러운 일을 제대로 답해달라"는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의원 지적에 답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손 대표의 답변 이후 청문회 현장 곳곳에서는 웃음이 터져 나오기도 했다.
손 대표는 이날 의원들의 질문을 받을 때마다 '심신미약'을 이유로 "무슨 말씀인지 잘 이해하지 못하겠다", "제가 거기에 왜 답변을 해야 하냐"는 식으로 대부분의 답변을 회피했다.
김준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두환씨의 명예가 회복돼야 한다고 발언한 적이 있는데, 여전히 그렇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손 대표는 "이미 어려운 일이 됐다"며 "애국 현장에서의 관점은 다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전두환씨가 수많은 국민을 학살한 것을 용인하는 게 애국이냐"는 질의에는 "대통령마다 공과가 있다"며 "학살 여부에 대해서는 제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리박스쿨의 댓글조작팀 운영 논란은 지난 5월30일 뉴스타파의 보도로 처음 공론화됐다.
당시 뉴스타파는 리박스쿨이 대선 댓글 공작 참여자들에게 늘봄 강사로 활동할 수 있는 민간 자격을 발급하고, 이들을 서울 시내 10개 학교에 투입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손 대표는 이날 청문회에서 "내가 지혜롭지 못해서 잠입 취재한 뉴스타파 여기자에게 당했다"며 울먹이기도 했다.
이날 청문회에서는 손 대표가 올해 2월 국회 교육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에게 AI 디지털교과서를 비판하며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에 반대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보낸 사실도 드러났다.
메시지에는 자신을 '학부모 유권자'라고 소개했지만, 메시지 발송 당시 손 대표는 교육부 교육정책자문위원으로 활동 중이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자문위원 자격으로 보낸 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교육부는 리박스쿨의 역사관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6월1일 자로 손 대표를 해촉했다.
이에 대해 진선미 의원은 "(교육부 정책)자문위원으로서 (문자를) 보낸 게 아니다"라는 손 대표의 말에 "차라리 자문위원으로서 보냈으면 우리가 답변이라도 했을 것"이라면서 "모르는 번호로, '학부모 유권자'라고 거짓말을 한 것"고 일갈했다.
문혜원 기자 hmoon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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