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틀 머리 맞댄 여야… ‘3% 룰’ 상법개정안 전격 합의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7-02 18:45:05

尹 거부권 법안 중 첫 합의 사례
대주주 영향력 제한 놓고 진통
與, 경영권 방어 등 보완 공감대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등 포함
쟁점됐던 집중투표제는 재논의
여야, 4일 전 본회의 처리 예정

여야는 상법 개정안의 세부 조항을 두고 수차례 회동을 하며 줄다리기를 이어간 끝에 2일 전격적으로 합의안을 마련했다.
윤석열정부에서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한 법안 중 이재명정부 들어 첫 여야 합의 사례다.

당초 ‘3%룰’ 적용범위 확대 등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방안을 두고 여야가 이견을 보였지만, 주주 이익 보호와 재계 우려를 함께 보완하기로 여야가 공감대를 형성하며 합의에 이르렀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장을 맡고 있는 더불어민주당 김용민 의원이 2일 열린 법안심사1소위에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 등 안건을 상정하며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여야는 이틀 연속 상법 개정안의 세부 조항을 조율하며 여야 합의 가능성을 높여 왔다.
우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 여야 위원들은 이날 오전 법안1소위에서 쟁점 조항들을 조율한 끝에 △이사의 주주 충실 의무 명문화 △전자주주총회 도입 △사외이사를 독립이사로 전환 등 주주 이익을 보호하는 방향의 3가지 조항엔 전격 합의했다.

하지만 △감사위원·사외이사 선출 시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의 합산 지분 의결권 3% 제한(3%룰) △자산총액 2조원 이상 기업에 집중투표제 의무화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대주주의 영향력을 제한하는 나머지 조항을 두고 여야가 부딪치며 오전 소위는 중단됐다.

민주당 측 간사인 김용민 의원은 오전 소위 직후 “감사위원 (분리선출 인원)을 1명에서 2명 혹은 전부로 확대하는 것과 3%룰을 보완하는 것에 이견이 있다”며 “여야가 이견이 없는 내용도 있어 합의 처리하는 데 의견을 모으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측 간사인 장동혁 의원은 “3%룰과 집중투표제 부분은 공청회 등을 통해 심도 있게 논의된 바가 없다”며 “재계에서도 외국 적대 자본의 (경영권 공격에) 의해 기업 경영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기에 두 제도를 도입했을 때 어떤 보완이 있을지 전문가·재계 의견을 다양하게 들을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여야의 상법개정안 처리 합의 이후 열린 법안심사제1소위원회의에서 김용민 소위원장과 위원들이 안건 처리에 앞서 밝은 표정으로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다만 전날 여야 원내대표가 만나 상법 개정안을 ‘합의 처리’하기로 의견을 모은 만큼, 양당 원내수석부대표와 법사위 여야 간사는 오후에도 협상을 이어갔다.
특히 여야는 3%룰을 두고 힘겨루기를 이어간 끝에 개정안에 포함하는 데 극적으로 뜻을 모았다.

대신 집중투표제 활성화와 감사위원 분리선출 확대 등 2가지 조항에 대해선 이번 상법 개정안에 담지 않고 추후 공청회 등을 통해 논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야당과 재계에서 제기하는 경영권 방어에 대한 우려에 민주당도 공감한 것으로 보인다.

김 의원은 오후 회동 직후 기자들과 만나 “이재명정부 들어 국민통합과 민생경제에 대해서 경제를 활성화하겠다는 공약 이행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며 “그 첫 사례로 이번 상법 개정에 주요한 부분, 핵심 부분을 여야 합의해서 처리한다고 이해해 달라”고 설명했다.

장 의원은 “상법 개정은 자본시장 주식시장에 엄청난 영향을 줄 것”이라며 “시장에 신호를 주는 법을 개정하는 데 여야 이견보다는 여야가 합의해서 어떤 법안을 냈을 때 시장에 훨씬 더 긍정적 메시지를 줄 수 있다고 생각해서 여야가 의견이 일치하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나머지 부분은 최대한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말했다.
여야가 합의한 상법 개정안은 임시국회가 종료되는 4일 전 국회 본회의를 통과할 예정이다.
김나현 기자 lapiz@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