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도급 논란 점화…마스가 프로젝트 구체화 속 '갈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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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위사업청은 지난 11일 한화오션 측에 장보고-Ⅱ 성능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HD현대중공업이 선정된 것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한화오션 거제사업장 전경. /한화오션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214급(1800톤급) 잠수함(장보고-Ⅱ) 성능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HD현대중공업이 선정된 것에 대해 한화오션이 이의신청을 냈다. 하지만 방위사업청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더팩트> 취재를 종합하면 방위사업청은 지난 11일 한화오션 측에 장보고-Ⅱ 성능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HD현대중공업이 선정된 것에 대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통보했다.
장보고-Ⅱ 성능개량 사업은 약 5000억원의 예산이 투입돼 10년 이상 노후화된 잠수함 통합전투체계를 최신 기술 기반으로 개선하는 프로젝트다. HD현대중공업은 LIG넥스원과, 한화오션은 한화시스템과 손잡고 경쟁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잠수함 강자인 한화오션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있었다. HD현대중공업은 일부 직원이 한국형 차기 구축함(KDDX) 군사기밀 유출 논란 등으로 유죄를 확정받아, 보안감점 1.8점이 오는 11월까지 적용된 점도 한화오션 우위를 점치는 근거였다.
하지만 방사청은 지난달 우선협상대상자로 HD현대중공업을 선정했다. 양측 점수 차이는 꽤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한화오션은 애초 기울어진 운동장이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소나(음파탐지) 체계 기술력을 가진 LIG넥스원과 HD현대중공업이 손잡은 점이 주효했다는 주장이다.
해당 사업은 독일제 수중센서통합시스템(ISUS)을 국내 기술로 새로 개발해 대체하고 소나 체계를 연동하는 것이 핵심이다. LIG넥스원은 정부 예산으로 소나를 연구 개발한 업체다. 한화오션은 도급으로 사업을 진행한 점을 문제 삼는다.
관급은 정부가 직접 자재나 부품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군 등 공공기관이 필요한 물품을 직접 조달·제공하는 것이다. 반면 도급은 사업을 수행하는 업체가 직접 물품을 구매하는 방식이다. 현재 관·도급 분류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상태다.
한화오션은 LIG넥스원에 견적 제공과 MOU(업무협약) 체결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했다는 입장이다. 지난 4월 말 LIG넥스원에 협력 관련 메일을 보내고, 5월 말에는 공문을 보냈으나 입찰 마감 10여일을 앞두고 견적 불가 회신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한화오션이 장보고-Ⅱ 성능개량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않은 것에 대해 가처분 신청을 낼 가능성도 제기된다. 앞서 HD현대중공업은 2023년 8월 울산급 배치3(Batch-Ⅲ) 5·6번함 건조 사업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지 않은 것에 지위 확인 가처분을 냈지만 기각됐다.
한미 조선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의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 중인 상황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두 조선사의 갈등이 심화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해 양사는 군사기밀유출 사건 관련 고소·고발전을 벌였지만, 취하하며 매듭지었다.
한미 관세 협상 타결 전인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존 펠란 미국 해군성 장관과 러셀 보트 백악관 예산관리국장 등 미국 정부 고위관계자가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 한화 필리조선소를 방문, 김동관 한화 부회장이 이들과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지난 13일에는 조현 외교부 장관과 조셉 윤 주한미국대사 대리가 울산 HD현대중공업 현장을 방문했다. 조 장관은 현장을 확인하고 마스가 프로젝트 성공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상균 HD현대중공업 대표는 "역할과 지원을 아끼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