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첫 정비사업 '10조 클럽' 나오나…삼성·현대 1위 싸움 치열더팩트 기사제공: 2025-08-07 11:54:02

올해 서울을 중심으로 굵직한 정비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역대급 수주액 달성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건설업계 최초로 10조원 돌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박헌우 기자

[더팩트｜황준익 기자] 올해 서울을 중심으로 굵직한 정비사업장들이 시공사 선정에 나서면서 대형건설사들의 역대급 수주액 달성 기대감이 나온다. 특히 현대건설의 경우 건설업계 최초로 10조원 돌파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7일 정비업계에 다르면 삼성물산의 올해 정비사업 수주액은 6조1700억원으로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달 20일 공사비 4507억원 규모의 서울 양천구 신정동 1152번지 재개발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6조원을 돌파했다. 이미 지난해 수주액 3조6400억원과 2006년 달성한 최고액인 3조6400억원도 훌쩍 넘어섰다.

삼성물산은 2020년 신반포15차 시공권을 따내며 5년여 만에 정비사업 시장에 복귀했다. 이후 2020년 1조487억원, 2021년 9117억원, 2022년 1조8686억원, 2023년 2조951억원으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액을 늘려갔다. 삼성물산은 압구정2구역 재건축 입찰을 포기했지만 하반기 시공사 선정을 앞둔 개포우성7차와 여의도 대교아파트, 성수전략정비구역 등에서 수주를 노리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2027년까지 압구정 현대 등 강남권을 비롯해 여의도 일대의 우수한 단지들이 줄곧 예정돼있어 적극적으로 입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은 현재 정비사업 수주액이 5조5400억원으로 삼성물산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지난해까지 6년 연속 1위를 달성한 현대건설은 하반기 수주가 유력한 대규모 사업장들을 통해 왕좌 자리를 탈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우선 오는 11일 입찰을 마감하는 압구정2구역은 삼성물산이 발을 빼면서 현대건설의 단독 참여가 유력한 상황이다. 압구정2구역은 공사비만 2조7500억원에 달한다. 또 다음달 2차 입찰을 마감하는 성북구 장위15구역 재개발 역시 1차에서 현대건설만 단독 참여했다. 장위15구역은 장위뉴타운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업장으로 공사비는 1조4700억원이다.

현대건설은 현재 정비사업 수주액이 5조5400억원으로 삼성물산의 뒤를 바짝 쫓고 있다. /더팩트 DB

두 곳을 모두 수주하면 현대건설은 9조7000억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수주액을 달성한다. 기존 최고액은 2022년 9조3400억원이다. 여기에 현대건설은 포스코이앤씨와 컨소시엄을 이뤄 전주시 전라중교일원구역 재개발 수주에도 나서 10조원 돌파도 가능한 상황이다. 현대건설은 오는 11월 시공사 선정을 하는 성수1지구 재개발에도 관심을 보인다.

수주액 5조원을 기록하며 3위인 포스코이앤씨의 경우 최근 연이은 인명사고로 위기를 맞으면서 하반기 수주가 불투명해졌다. 개포우성4차는 물론 송파한양2차, 성수2지구 등에 사업 추진 의사를 밝혔는데 다른 건설사들의 관심도 높아 수주 경쟁력에서 밀리지 않겠냐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에선 앞으로 기업의 신뢰도, 이미지는 물론 이주비 지원과 금융 혜택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건설사가 수주에 경쟁력을 가져갈 것으로 내다본다. 6·27 대출규제로 조합이 이주비 지원에 관심이 쏠리면서 자금 조달능력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서울의 한 재건축 조합장은 "조합원들이 브랜드를 중요시 여기지만 시공사의 금융조건을 꼼꼼히 따져보는 경향도 있다"며 "젊은 조합원들 중심으로 신용등급이 높거나 재무구조가 양호한 건설사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대출규제 시행 이후 조합들은 차별화된 금융조건을 제시할 수 있는 건설사에 높은 점수를 줄 수밖에 없다"며 "반대로 보면 중견 건설사의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졌다"고 말했다.

plusik@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