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폴더블로 넘어가셔도 됩니다…갤Z폴드7 2주간 써보니 [이동수는 이동중]세계일보 기사제공: 2025-08-04 07:00:00

휴대성 극대화로 ‘카툭튀’ 등 모든 단점 보완
대화면 경험으로 바 타입 스마트폰과 차별화
2억 화소 카메라로 ‘잘라쓰는 풍경사진’ 가능
제미나이 화면 공유로 스마트폰과 대화 늘어

‘1세대 폴더블의 완성작이자 2세대의 시작.’

지난 2주간 삼성전자의 최신 폴더블폰 ‘갤럭시 Z 폴드7’을 체험하면서 가장 와닿은 문구다.

두께를 극한까지 줄인 갤럭시 Z 폴드7의 옆모습. ‘이보다 더 줄일 수 있을까’ 싶은 정도의 수준이다. 이동수 기자

폴드7은 폴더블폰이 일반 바(bar)형 스마트폰을 대체하는 지각변동의 진원지가 될 전망이다.
폴드7은 또 향후 어떤 기능이 더 추가될지, 폴더블폰이 어디까지 진화할 수 있을지 기대감을 증폭시키는 매력이 있었다.

단점부터 빠르게 알아보자. 기기가 극한으로 얇아지면서 화면을 펼 때 잡을 부분이 마땅치 않고 ‘카툭튀’(카메라가 튀어나온 디자인)가 도드라진다.

대화면 경험을 200% 배가시키는 ‘S펜’이 빠진 점도 폴더블 팬들의 아쉬움을 샀다.
전력 효율이 향상됐다곤 하지만 배터리 용량이 전작(폴드6)과 동일한 4400mAh인 점도 마찬가지다.

갤럭시 Z 폴드7의 옆모습. 기기가 얇아진 만큼 카툭튀(카메라가 튀어나온 디자인)도 도드라진다. 이동수 기자

다만 이 모든 단점을 단숨에 보완하는 가장 큰 강점이 바로 휴대성이다.
폴드6 등 이전 기기들은 바지 주머니가 축 처지거나 기기가 튀어나와서 두께와 무게 모두 부담스러웠지만, 폴드7은 앞주머니든 뒷주머니든 위화감이 없다.


폴드7은 일반 스마트폰과 같은 휴대성으로 대화면을 즐길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특히 1대 1 비율의 동영상이나 사진을 볼 때 강점이 극대화됐다.

비슷한 성능·무게의 갤럭시 S25 울트라와 비교하면 S25 울트라는 화면에 표시되는 사진의 가로·세로 길이가 74㎜ 내외인데, 폴드7은 거의 두 배에 달하는 135㎜ 내외였다.
면적으로 따지면 3.3배 이상이다.
다만 유튜브 등 일반적인 동영상은 16대 9 비율이라서 S25 울트라와 시청 경험 차이가 크진 않았다.

갤럭시 Z 폴드7(왼쪽)과 갤럭시 S25 플러스 각각 화면에 1대 1 비율의 같은 사진을 띄운 모습. 이동수 기자

갤럭시 Z 폴드7의 대화면을 이용해 미국 뉴욕 관광명소의 모습을 편집한 장면. 차량을 가린 인물들을 지워내자 갤럭시 AI가 알아서 지워낸 빈 공간을 위화감 없이 채워준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또 편집 전과 후 사진을 동시에 확대해 비교해 한층 정교한 사진 편집이 가능해졌다. 이동수 기자

갤럭시 인공지능(AI)으로 사진을 편집할 때도 대화면의 강점이 두드러졌다.
S25 시리즈에선 생성형 편집으로 주변 인물을 지운 뒤 원본 사진과 편집된 사진을 동시에 비교할 수 없었는데, 폴드7에선 양옆으로 사진을 띄워 어느 부분이 달라졌는지 즉각 확인할 수 있었다.
촬영 중에 화면 왼쪽으로 새로 찍은 사진을 바로 띄워주는 기능 또한 대화면이라서 가능했다.
사진첩에 있는 수많은 사진을 한눈에 브라우징하고 특정 사진을 찾기에도 편리했다.

폴드7은 풍경 사진 촬영에 재능이 없는 사용자들에게 유용할 것으로 보인다.
폴드 시리즈에서 처음 적용된 2억 화소 카메라 센서를 사용하면 사진을 찍고 확대해도 멀리 있는 피사체까지 또렷하게 나와서다.
일단 풍경을 넓게 촬영한 뒤 원하는 부분만 잘라서 쓰면 충분히 멋진 사진을 뽑아낼 수 있었다.

갤럭시 Z 폴드7의 2억 화소 모드로 찍은 사진을 확대해보는 모습. 멀리 찍힌 수풀의 잎들도 비교적 선명하게 볼 수 있었다. 이동수 기자

갤럭시 Z 폴드7의 대화면을 이용하면 사진 촬영과 동시에 결과물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동수 기자

셀카 촬영도 한층 진화했다.
전면 디스플레이에 탑재된 1000만 화소 100도 광각 카메라는 이전보다 훨씬 넓은 각도로 프레임을 구성한다.
이전 폴드 시리즈에선 여행지 등 멋진 장소에서 셀피를 찍을 때 인물이 사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해 배경을 함께 담을 수 없었지만, 이젠 인물과 배경 모두 한 사진 내에서 볼 수 있었다.

폴드7의 인공지능(AI) 기능 중에서 가장 큰 변화는 구글 제미나이의 화면 공유 기능이다.
보고 있는 화면을 제미나이와 함께 보며 관련 정보를 얻고 대화할 수 있었다.
길가에 있는 이름 모를 꽃의 사진을 찍고 “이 꽃 이름이 뭐야”라고 물어보니 제미나이는 “애기똥풀”이라며 애기똥풀의 효능에 대해 설명해줬다.
“지금 보고 있는 기사 요약해줘” 등 화면 속 콘텐츠에 대해 말로 다양한 지시를 내릴 수 있다 보니 제미나이와 대화하는 시간도 한층 늘었다.

갤럭시 Z 폴드7에서 대화면을 이용해 유튜브 쇼츠와 제미나이를 양옆으로 띄워 화면 공유 기능을 사용한 모습. 제미나이가 화면에서 재생 중인 쇼츠 콘텐츠를 분석해 요약해주고 있다. 이동수 기자

폴드7은 폴더블 2세대의 시작점답게 ‘이제 폴더블폰으로 넘어와도 된다’는 자신감이 엿보였다.
강민석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사업부 상무는 지난달 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끈질긴 혁신’, ‘불가능을 가능케 한다’는 자세로 다음 8시리즈는 또 다른 혁신을 준비하고 있다”며, ‘더 얇아질 수도 있느냐’는 질문에 “더 나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올해 안에 두 번 접히는 ‘갤럭시 Z 트라이폴드’까지 출격을 마치면 폴더블폰의 보급 속도는 더 가팔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동수 기자 ds@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