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상장사 스피어가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미국 민간 우주발사업체 스페이스X와 10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급등했다.
증권가에서는 스피어가 공급하는 제품이 관세 영향에서도 벗어나 있어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스피어는 스페이스X와 2035년 12월31일까지 10년간 니켈, 수퍼알로이 등 특수합금을 공급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 기간 만료 후 스페이스X 요청에 따라 최대 3년간 계약을 연장할 수 있다.
수요예측 추정치로 계산한 계약 규모는 10년 간 약 1조5440억원 규모다.
수요 예측치 중 772억원은 내년 1월부터 12월까지 공급이 확정된 물량이다.
이는 스피어의 지난해 매출액 26억원 대비 2969%에 해당하는 규모다.
스피어는 스페이스X에 로켓 발사체용 핵심 부품에 사용되는 특수합금 소재 글로벌 벤더사다.
지난 3월 스피어와 최대주주인 스피어코리아가 합병한 이후 누적 공급계약 금액은 431억원을 넘어섰다.
이 소식이 전해진 후 스피어의 주가는 지난 1일 상한가를 기록했다.
지금까지 스피어가 공급계약 상대방을 글로벌 우주항공사로 표현하다가 이번에 스페이스X를 직접 밝힌 점도 긍정적인 신호로 해석됐다.
메리츠증권 분석에 따르면 스페이스X와 스피어는 장기 협력 관계를 구축할 것으로 예상된다.
스페이스X는 원재료 구매 분야에서 최소 인력으로 최대 효율을 달성하기 위해 공급망 관리(SCM) 모델을 추구해왔다.
스페이스X가 추구하는 SCM 모델로는 보잉과 티센크루프에어로스페이스(TMX)와의 장기 계약 구조를 꼽을 수 있다.
TMX는 글로벌 컨트롤 타워로서 수요 예측, 재고 최적화, 부품 수령, 기술 검사, 조립 및 배송 등 보잉의 공급망 전반을 관리했다.
TMX는 1998년 보잉과 10년간 3억달러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뒤 2008년 계약을 10년 더 연장했다.
2023년 10월에는 TMX와 보잉의 파트너십 25주년을 맞아 장기 연장 계약을 또 체결한 바 있다.
아울러 스피어는 미국의 관세 인상 영향도 피해가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미국은 지난 6월3일 한국을 포함한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기존 25%에서 50%로 인상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이 행정명령에는 철강관, 철강선, 철강 구조물 등 다양한 제품이 포함됐다.
다만 니켈 함량 비중이 50% 이상인 니켈 합금 계열은 대상에서 제외됐다.
정지수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스페이스X로 특수합금을 공급하는 국내 기업들의 주력 제품은 니켈 비중이 50% 이상이라 미국의 관세 영향과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장효원 기자 specialjhw@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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