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광산업, 금감원에 트러스톤 '주가조작 의혹' 진정
트러스톤 "소수주주의 정당한 기업가치 제고 요구" 반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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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태광산업과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 간의 갈등이 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태광산업과 2대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트러스톤) 간의 갈등이 분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트러스톤이 자사주 기반 교환사채(EB) 발행을 두고 이사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을 한 데 대해 태광산업이 금융당국 조사 요청으로 맞불을 놓으면서다. 트러스톤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주주권 행사라고 반박하면서 법원의 가처분 결정 결과가 나올 때까지 양측의 갈등은 첨예하게 지속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28일 트러스톤이 고가의 공개매수를 압박하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공시 전 지분을 대거 매도했다며 금융감독원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시가의 3배에 달하는 고가의 공개매수는 인위적 주가조작과 시장질서 교란행위에 해당해, 이사들에게 사실상 불법 행위를 종용했다는 주장이다.
태광산업은 진정서에서 "트러스톤은 지난 2월과 3월 주주서한을 통해 태광산업의 주요 자산을 매각해 주당 200만원에 18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것을 요구했다"고 설명했다.
트러스톤이 처음 주주서한을 보낸 2월3일 태광산업 주가는 62만1000원에 머물러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트러스톤이 요구한 공개매수 가격은 시가의 3.2배에 달한 셈이다.
이 같은 행위가 기업 사냥꾼의 전형적 수법인 '그린메일'에 해당한다는 주장이다. 그린메일은 주로 기업 사냥꾼들이 지분을 매집한 뒤 대주주를 압박해 비싼 값에 되팔아 차익을 챙기는 악질적인 수법을 말한다.
이에 트러스톤은 29일 입장문을 내고 "?사실관계를 심각하게 왜곡했을 뿐 아니라, 소수주주의 정당한 기업가치 제고 요구를 폄훼하고 있다"며 "?기관투자자로서 정당하게 수행한 주주권 행사에 대한 부당한 문제 제기"라고 반박했다.
트러스톤은 "?태광산업이 문제를 삼고 있는 200만원은 당사가 산출한 공정가치였고 ?200만원은 태광산업의 PBR(주가순자산비율)기준으로 0.4배에 불과한 가격"이라며 "?태광산업 측 주장대로 당사가 200만원을 강요한 것이 전혀 아니며 이 가격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면 제3자를 통해 다시 가격을 산정하자고 제안했다"고 해명했다.
'그린메일' 의혹을 두고는 "?당사는 지난 3월 태광산업에 보낸 주주서한에서 절대로 공개매수에 응하지 않겠으며, 공개매수 이전에 당사 보유 주식에 관해 어떠한 매매도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여러차례 명확히 전달했다"며 "?단기 시세차익이나 부당한 이득을 노린 행위가 아니라, 상장사의 건전한 지배구조와 소수주주권 보호에 충실한 행동이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앞서 태광산업은 지난달 27일 이사회를 열고 자사주 전량(24.41%)을 교환 대상으로 하는 3186억원 규모의 교환사채(EB) 발행을 결의했다.
트러스톤은 이를 주주 권익 침해 행위로 판단하고 지난달 30일 태광산업 이사 5명을 상대로 이사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이사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은 회사의 이사가 법령이나 정관에 위배되는 행위로 회사에 회복할 수 없는 손해를 발생시킬 염려가 있을 때, 감사 또는 일정 비율 이상 주식을 가진 주주가 이사가 해당 행위를 하지 못하도록 법원에 청구하는 절차다.
이에 태광산업은 지난 2일 법원의 가처분 결정이 날 때까지 EB 발행을 중단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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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0일 업계에 따르면 태광산업은 28일 트러스톤이 고가의 공개매수를 압박하고 블록딜(시간 외 대량매매) 공시 전 지분을 대거 매도했다며 금융감독원에 공식 조사를 요청했다. /트러스톤자산운용 |
트러스톤은 지난 18일 OK캐피탈 측에 회사가 보유하던 태광산업 주식 2만5970주(지분율 2.33%)를 시간외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했고 이를 통해 지분 약 5.7%를 OK캐피탈과 공동 보유하게 됐다. 업계에서는 트러스톤이 OK캐피탈을 우군으로 끌어들여 반(反) 태광산업 전선을 형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트러스톤의 공격으로 수세에 몰린 태광산업이 금융당국 진정이라는 맞불을 놓으면서 양측의 갈등은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양측의 공방은 법원의 가처분 결정 결과가 나오는 내달 초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앞서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김상훈 수석부장판사)는 지난 18일 태광산업의 트러스톤이 태광산업 이사 5명을 상대로 낸 이사 위법행위 유지 가처분 신청의 심문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25일까지 추가 자료를 받고 심문을 종결했다. 심문 결과는 내달 초 나올 것으로 보인다.
zz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