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관세 협상의 막바지 국면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 협상단이 미국을 떠나 유럽으로 향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 시한인 8월 1일을 불과 나흘 앞두고, 미국 측 협상단의 일정에 발맞춰 추가 접촉 기회를 확보하려는 포석으로 해석된다.
28일 협상 동향에 밝은 복수의 소식통에 따르면 김 장관은 지난 24∼25일(현지시간) 워싱턴DC와 뉴욕에서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과 연속으로 면담을 가진 뒤 유럽행 비행기에 올랐다.
김 장관은 24일 상무부 청사에서 공식 협상을 진행했고, 이튿날에는 뉴욕에 있는 러트닉 장관 자택에서 비공개 협상을 이어갔다.
뉴욕 협상 이후 워싱턴DC로 복귀하지 않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유럽행 가능성이 급부상했다.
그러나 협상 분위기가 무르익던 시점에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 방문 일정이 겹치면서 상황이 변했다.
러트닉 장관을 비롯해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등 주요 협상 파트너들이 트럼프 대통령 수행과 미중 무역 협상 참여를 위해 잇따라 유럽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에 한국 협상단만 미국에 남아 있는 상태가 되자, 우리 측 협상단도 직접 유럽으로 이동해 협상의 흐름을 이어가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협상단의 유럽행은 단순한 돌발 행동이 아니라, 뉴욕 협상 과정에서 러트닉 장관 등과 일정 조율이 있었을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러트닉 장관이 28∼29일 스웨덴에서 열리는 미중 고위급 무역 협상에는 참석하지 않는 만큼, 김 장관이 스코틀랜드에서 러트닉 장관을 다시 만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김 장관은 본국과 긴밀히 협의하며 한국 측의 '재수정 제안'을 들고 현지에서 러트닉 장관과 담판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관세 협상의 최종 결정권자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스코틀랜드에 체류 중인 만큼, 유럽에서 장관급 수준의 합의가 이뤄질 경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최종 결정을 내릴 여지도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세종=강나훔 기자 nahu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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