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家 차남 조현문, 대형 로펌 40억대 보수 미지급 이유는더팩트 기사제공: 2025-07-25 16:48:02

2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법무법인 바른이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43억원 규모 약정금 지급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이 진행됐다. 사진은 지난달 13일 강요 미수 혐의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조 전 부사장. /박헌우 기자

[더팩트ㅣ서울중앙지법=이성락 기자] 효성가(家) 차남 조현문 전 효성 부사장이 국내 대형 로펌 바른과 40억원대 보수를 둘러싼 민사 소송을 벌이고 있다. 바른은 조 전 부사장이 '형제의 난'을 일으킨 10년 전부터 오랜 기간 법률 자문을 맡았던 곳인데, 그간 부당한 법률 자문이 적지 않았다는 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조 전 부사장 측 주장이다.

서울중앙지법 제17민사부는 25일 오후 법무법인 바른이 조 전 부사장을 상대로 제기한 43억원 규모 약정금 지급 소송의 2차 변론기일을 진행했다. 이번 다툼은 법률 서비스 성공 보수에 대한 양측 이견에 따라 열리고 있으며, 바른 측이 제시한 액수를 조 전 부사장이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이날 조 전 부사장 측은 보수를 지급하지 않은 이유를 설명했다. 바른이 법무법인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았음에도 일방적인 금액을 제시했다는 것이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바른은 선관주의 의무를 위반했다. 조 전 부사장에게 불리하고 손해를 초래하는 부당·부정확한 법률 자문을 제공했다"며 "조 전 부사장 의사를 무시한 채 오히려 협상 중인 상대방 입장을 옹호하는 배신적 행태를 보였다"고 주장했다.

이어 "바른은 조 전 부사장이 처한 긴박한 상황을 악용하는 등 조건이 충족하지 않은 상황에서 성공 보수를 요구했다"며 "이것을 받아들이지 않자, 일방적으로 수임 계약을 해지한 뒤 약정 소송을 제기했다"고 덧붙였다.

바른 측이 지난 1월 조 전 부사장 보유 비상장 주식에 대해 가압류를 신청한 것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바른은 수임 과정에서 알게 된 비상장 주식에 대해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기 전에 가압류를 하는 상식 밖 행태를 보였다"며 "전체적으로 의뢰인을 보호해야 하는 법률 대리인의 기본적인 책무를 중대하게 위반하고 있다. 변호사 직업 윤리에도 반하는 행위"라고 밝혔다.

조현문 전 부사장이 지난해 7월 고 조석래 명예회장 유산 상속 관련 기자간담회를 열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박헌우 기자

다만 조 전 부사장 측은 이날 바른이 어떠한 부당 행위를 벌였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발언 내용을 통해 유추해 봤을 때 조 전 부사장과 형제인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 조현상 HS효성그룹 부회장 간 갈등과 여러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불만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앞서 조 전 부사장은 2014년 형인 조 회장과 주요 임원진의 횡령·배임 의혹 등을 주장하며 효성을 흔들었고, 이후 조 회장을 협박했다는 이유로 맞고소를 당했다. 강요 미수 혐의 재판은 현재까지 진행되고 있다.

조 전 부사장은 지난해 고(故) 조석래 명예회장이 별세한 이후 유언장, 상속 문제를 놓고도 형제들과 대립각을 세웠다. 이후 상속 재산을 통해 공익법인 단빛재단을 세울 당시 재단 설립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 공동상속인인 형제들을 대상으로 협의 과정을 거치기도 했다. 바른은 단빛재단 설립 때까지 조 전 부사장 법률 자문을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바른 측의 입장은 정반대인 것으로 파악된다. 정상적으로 법률 자문 업무를 수행했다는 것이다. 바른 측은 "조 전 부사장이 전부 다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업무 내역을 날짜별로 구분해서 설명하고자 한다"며 "증거가 너무 많아서 2차례 나눠서 제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조 전 부사장 측은 반소장을 제출한 상태다. 다음 재판에서 반소 취지를 포함한 진술에 나설 예정이다. 다음 기일은 9월 26일 오전 11시 10분이다.

조 전 부사장 측 변호인은 <더팩트> 취재진과 만나 "저희가 주장하는 부분의 구체적인 내용은 조만간 다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rocky@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