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그룹이 올해 상반기 3조4000억원을 거둬들이며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홍콩H지수 주가연계증권(ELS) 손실 보상액을 충당부채로 반영한 리스크가 사라지고, 이자이익 감소에도 환율하락 등 비이자이익이 확대되며 증가폭이 크게 개선됐다.
2분기만 따로 떼어도 역대 최고 실적을 썼다.
계열사 중 가장 비중이 큰 KB국민은행은 상반기 기준 첫 2조원을 돌파했다.
KB금융은 24일 공시를 통해 올해 상반기 당기순이익(지배기업 지분 순이익 기준)이 3조4357억원으로 전년 동기(2조7744억원) 대비 23.8% 늘었다고 밝혔다.
반기 순익이 3조원을 넘어선 것은 2023년 상반기(3조76억원) 이후 2년 만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나상록 KB금융 재무담당 상무는 "시장금리 하락으로 순이자이익이 줄었으나 수수료이익이 개선되고, 환율하락 및 주가지수 상승 영향에 따라 기타영업손익이 확대됐다"며 "전년도 ELS 충당부채 적립 영향도 소멸됐고, 연결펀드 투자부동산 매각이익이 반영돼 영업외손익도 회복되면서 그룹 실적을 견인했다"고 설명했다.
상반기 순이자이익은 6조368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4% 감소했다.
반면 순수수료이익은 카드 가맹점수수료 감소에도 판매수수료와 증권 브로커리지 수수료 증가, 자산운용과 관리자산 매각에 따른 이익 확대 영향으로 1년 전보다 2.9% 늘어난 1조9660억원을 기록했다.
기타영업손익은 7573억원으로 같은 기간 38.8%나 증가했다.
환율하락, 주가상승으로 은행의 유가·파생상품 실적이 크게 개선된 영향이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738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 늘었다.
이 역시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이다.
순이자이익은 3조1065억원으로, 연결펀드 청산에 따른 일회성 비용이 발생하면서 전 분기 대비 4.8% 줄었다.
2분기 그룹의 NIM은 1.96%로 전분기 대비 0.05%포인트 하락했다.
반면 순수수료수익은 1조32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0.5% 증가했다.
분기 기준 1조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계열사별로는 KB국민은행의 상반기 당기순이익이 2조1876억원으로 1년 전보다 43.5%나 늘었다.
반기 기준 사상 첫 2조원 돌파다.
시장금리 하락으로 NIM이 1.73%까지 하락했으나 순이자이익은 5조2043억원을 벌어,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1분기 충당 부채로 반영한 ELS 손실보상 리스크를 덜어냈고, 방카슈랑스 판매수수료 등 수수료이익(5721억원)도 늘면서 실적을 견인했다.
2분기 당기순이익은 1조161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순이자이익은 2조6076억원, 순수수료이익인 301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자이익은 전 분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으나, 수수료이익은 11.7% 늘었다.
KB증권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338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9% 감소했다.
KB금융 관계자는 "증시 회복과 금리하락 등 전반적인 업황 개선이 이어지며 총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8.0% 늘었으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 대한 선제적 충당금 적립 영향으로 순익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당기순익은 1590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6% 줄었다.
KB손해보험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558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3% 감소한 반면, KB라이프생명은 1891억원으로 2.3% 증가했다.
KB국민카드의 상반기 당기순익은 181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1% 감소했다.
가맹점수수료율 조정으로 수수료가 줄고 채권매각 관련 비용이 증가한 영향이다.
2분기 당기순익은 968억원으로 같은 기간 17.0% 줄었다.
KB금융의 6월말 기준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3.74%, BIS자기자본비율은 16.36%를 기록했다.
비용효율성 지표인 그룹 CIR(Cost-to-Income Ratio)은 상반기 기준 36.9%를 기록했다.
KB금융은 이와 함께 주당 920억원의 현금배당과 8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을 결정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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