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신도림 테크노마트서 단통법 폐지 후 스마트폰 판매점 취재
'성지'임을 스스로 강조하는 매장 더러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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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3일 낮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시 영등포구 신도림에 위치한 테크노마트를 찾았다. 약 1500평에 달하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9층 전체가 스마트폰 매장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단통법 폐지 후 '성지'라고 스스로 홍보하는 매장이 더러 보였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오승혁 기자 |
[더팩트｜오승혁 기자] "시세표 보신 것 있으세요?" "보신 가격은 얼마였어요?"
"여기(계산기에 찍은 숫자)를 보시면 되고요. 95(통신사 월 9만5000원 요금제) 조건입니다."
23일 낮 '오승혁의 현장'은 서울시 영등포구 신도림에 위치한 테크노마트를 찾았다. 약 1500평에 달하는 신도림 테크노마트 한 층 전체가 스마트폰 매장으로 가득 차 있기 때문이다.
이 중 몇 곳의 매장에 방문해 사용 중인 스마트폰 기기를 변경하고 싶다며 시세와 조건 등을 문의했다. 대부분의 매장에서 이미 보고 온 시세표가 있는지를 물으며 통신사별로 어떤 요금제를 사용해야 얼마에 새 스마트폰으로 변경할 수 있는지 알려줬다.
매장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갤럭시 S25의 경우 통신3사의 9~10만원대 요금제를 6개월 이상 사용하는 조건이면 무료로 변경할 수 있다고 안내했고, 갤럭시 Z플립 7 폴더블 폰 신작의 경우 15만원~20만원 가량의 비용을 지급하고 변경 가능하다고 알렸다.
전작인 플립 6는 무료로 변경할 수 있다고 안내하는 곳도 있었다. 다만 이는 통신사 변경, 번호 이동, 요금제 선택 등 개개인의 여러 상황에 따라 다르기에 스마트폰 변경을 고민하는 이들은 면밀히 살펴서 결정해야 한다.
스마트폰 매장이 몰려있는 층으로 진입하자 마자 '갤럭시 S25' '아이폰16' 갤럭시 Z플립 7', '갤럭시 Z폴드 7' 등 삼성전자와 애플의 최신 스마트폰 기기를 홍보하는 포스터와 입간판 등이 사방에 보였다. 길을 꺾을 때마다 모든 길목에서 "상담 받고 가세요"라며 호객 행위를 했다. 이들은 매대 위에 '행사 중', '대란' '역대급', '할인' 등의 고객을 유혹하는 문구를 적어두고 영업했다.
'이동통신 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한 법률'(단통법) 폐지 시행 전에는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암암리에 쓰이던 '성지'라는 표현을 대놓고 걸어둔 매장도 꽤 눈에 띄었다.
22일 단통법이 11년 만에 폐지됐기에 가능해진 모습이다. 10년 넘게 정부가 단통법으로 스마트폰 기기 가격을 관리하고 구매자에 대한 보조금 지급을 막던 시기에는 지원금을 받고 스마트폰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매장을 성지라고 부르며 이곳의 위치와 각 스마트폰 기기의 금액과 조건을 다음 카페, 네이버 밴드 등의 온라인 커뮤니티에 공유하는 문화가 있었다.
이날 테크노마트에서는 단통법 폐지 소식에 스마트폰을 변경하기 위해 매장을 찾은 연인, 부부 단위의 고객이 더러 보였다. 평일인 수요일 낮 시간임을 감안하면 한 층에 몰려있는 매장 마다 문의가 끊이지 않고 이어지는 분위기다.
다만 스마트폰 판매 직원들은 여전히 태블릿 PC 또는 계산기에 금액을 적어서 보여주고 가격의 영상, 사진 촬영을 불편해하며 막는 모습을 보였다. 단통법의 폐지로 통신사의 단말기 지원금 공시 의무는 없어졌고 공시지원금의 15% 한도로 제한됐던 추가지원금 상한도 없어진다. 통신사들은 '공통 지원금' 형태로 보조금을 지급하고 유통 매장은 이와 무관하게 자율적으로 추가 보조금을 책정할 전망이다.
단통법이 폐지되고 매장마다 제시할 수 있는 보조금 액수와 조건이 자유로워진 만큼, 소비자 입장에서는 ‘발품’이 스마트폰 실구매가를 좌우하는 시대가 돌아온 셈이다. 신도림 테크노마트에서 계산기를 두들기는 손가락들은 앞으로 더 바빠질 것으로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