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투기업 지위 반납…신세계 합작법인 출범 준비
공정위 기업결합 심사 대비한 '전략적 전환' 해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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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신세계그룹과 합작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3월 외국인투자기업 지위를 포기하고 한국법인으로 전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레이 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이사 /우지수 기자 |
[더팩트｜우지수 기자] 중국계 이커머스 플랫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가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 지위를 내려놓고 한국법인으로 전환한 가운데 홈플러스 인수전까지 참여할지 업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지난 3월 외투기업 등록을 말소하고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유한회사'를 상호로 한 한국 기업으로 등록을 마쳤다. 통신판매업 신고도 진행하며 독립 사업자 형태를 갖췄다. 회사 대표자에는 레이장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대표와 휴이왓신신디 법무이사가 올랐다.
이번 한국법인 전환은 지난해 말부터 알리익스프레스가 신세계그룹과 추진 중인 합작법인(JV) 설립을 위한 사전 정비 작업으로 보인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마트 계열사 G마켓과 5대5 비율의 공동 출자 형태의 법인을 이르면 연내 출범할 수 있게 준비 중이다. G마켓은 신세계 측이 현물로 출자하고 알리바바그룹은 3000억원 규모의 현금과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 지분을 투입하기로 했다.
기존 싱가포르법인 산하였던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는 회계와 운영을 한국에서 자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게 됐다. 국내 거래 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파트너사들과의 법적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하기 위한 내부 구조 개편으로 풀이된다.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외투기업 지위를 포기는 기업 입장에서 큰 결단"이라며 "한국 시장을 중장기 핵심 시장으로 보고 있으며 현지 기업으로서 책임감 있게 성장하겠다는 각오"라고 설명했다.
외투기업은 법인세, 소득세 감면 혜택과 비자 발급 등 다양한 행정적 우대를 받을 수 있다. 알리익스프레스는 이러한 혜택을 모두 포기하면서까지 한국 기업 전환을 선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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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한국법인 전환이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하기 위한 규제 리스크 해소 방안이라는 해석이 제기됐다. /뉴시스 |
유통업계 일각에서는 시장에 매물로 나온 홈플러스 인수전과 연결짓는 의견도 나왔다. 알리익스프레스가 홈플러스 인수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제기돼 왔지만 국내 법인화를 계기로 실현 가능성이 커졌다는 이유다. 홈플러스는 지난 3월 법정관리를 신청했고 최대주주 MBK파트너스는 2조5000억원어치 홈플러스 지분을 포기했다. 이 과정에서 법원은 회생 절차를 마치기 전에 홈플러스를 다른 회사에 팔 수 있도록 허용했다.
이같은 배경에서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한국법인 전환을 두고 홈플러스 인수 시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결합 심사를 고려한 전략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외국계 자본이 국내 대형 유통사를 인수할 경우 공정위는 산업 주권과 소비자 선택권, 시장 지배력 남용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엄격한 기업결합 심사를 적용할 가능성이 있어서다. 알리익스프레스코리아의 경우 국내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이 같은 규제 부담이 완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중국계 플랫폼은 공식적으로 홈플러스 인수 의사를 밝힌 적은 없지만 업계에서는 유력한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돼 왔다. 홈플러스가 보유한 전국 점포망이 한국 오프라인 시장 접점 확대와 물류 거점 확보 측면에서 전략적 자산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알리익스프레스의 경우 최근 김포에 신규 물류센터를 확보하는 등 국내 배송 인프라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어 홈플러스 인수전 참여 가능성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외국계 기업일 때는 홈플러스 인수에 대한 제약이 전망됐지만 국내 법인으로 전환하며 규제 변수를 걷어낸 것은 사실"이라며 "공식 입장을 드러내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인수전 참여 가능성이 거론될 것"이라고 전했다.
index@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