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투자자 수요예측 '흥행'
공모금액·시총, LG CNS 이후 최대 규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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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대한조선 |
[더팩트ㅣ이라진 기자] 올 하반기 IPO 최대어로 꼽히는 대한조선이 일반 청약을 실시한다.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흥행한 가운데 높은 부채 비율과 오버행 우려 등 시장의 지적을 딛고 일반 청약에서도 흥행할지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대한조선은 이날부터 23일까지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진행한다. 공모 예정 주식 수는 총 1000만주이며, 공모가는 희망 범위(4만2000원~5만원) 상단인 5만원으로 확정했다.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공동 대표 주관, 신영증권이 공동 주관사를 맡았다. 대한조선은 내달 1일 코스피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지난 11일~17일 진행한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국내외 2106개 기관 투자자가 참여해 총 15억1613만2000주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쟁률은 275.7대 1을 기록했다. 전체 참여 물량의 99.9%(가격 미제시 포함)가 밴드 상단인 5만원 이상의 가격을 제시했다.
특히 참여 기관 중 57%가 의무보유확약을 내걸어 눈길을 끌었다. 수량 기준으로는 주문물량의 43%에 대해 의무보유를 약속했다. 해외 참여 기관의 24%도 의무보유확약을 제시했다. 통상 해외 기관은 의무보유확약을 걸지 않아 해외 기관 투자자의 대한조선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가 있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공모가 기준 공모금액은 약 5000억원이며, 상장 후 시가총액은 약 1조9263억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모금액과 시가총액 모두 지난 2월 상장한 LG CNS 이후 최대 규모다.
시장에서는 대한조선이 IPO 시장에서 LG CNS 이후 5개월 만에 등장하는 대어인만큼 일반 공모주 청약에서 높은 청약 경쟁률로 흥행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새 정부 출범 후 코스피가 3년 11개월 만에 3200선을 돌파했고 조선업황도 회복하면서 대한조선도 조선주의 강세 흐름에 편승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다만 일각에서는 대한조선이 이번 IPO에서 적정한 가치를 평가 받지 못할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우선 우려되는 부채 수준이다. 지난해 말 기준 대한조선의 부채비율은 198%로, 2023년(374%)에 비해 개선됐지만 여전히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아울러 상장 직후 유통 물량이 20%를 넘고 있어 오버행 우려가 제기된다는 점도 흥행에 실패할 여지가 있다는 분석에 힘을 싣고 있다. 또 기관 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당시 공모가를 산정할 때 경쟁사로 증권신고서에 기재한 기업들이 적절했냐는 평가도 나와 고평가 논란을 받고 있다.
대한조선은 시장에서 지적한 우려에 대해 자기자본 규모가 경쟁사보다 작지만 수익률이 업계에서 높은 수준인만큼 자기자본수익률(ROE) 부분에서 높은 가치를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김종덕 대한조선 재무실장 이사는 지난 17일 서울 여의도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대한조선 기업설명회에서 "회사의 규모보다 수익성을 판단의 기준으로 삼아달라"며 "대한조선은 자기자본 규모가 5140억원으로 경쟁사보다 훨씬 작지만 압도적인 수익률을 내는 강소 조선회사다. ROE 측면에서 본다면 현재 희망 공모가는 합당한 판단을 받을 만 하다"고 말했다.
대한조선은 이번 공모자금을 △친환경 선박 기술 고도화 △설계 역량 강화 △글로벌 수주 확대를 위한 마케팅 투자 등에 활용할 계획이다. 또한 일부는 채무 상환에 활용해 재무구조를 안정화할 계획이다.
대한조선은 1987년 설립된 신영조선공업이 전신이다. 2009년 해운·조선업황 침체로 워크아웃과 기업회생절차를 거쳤다. 이후 2022년에 KHI에 인수됐다. 이번 공모자금 중 20%는 KHI의 구주매출이다.
대한조선은 지난해 매출 1조746억원, 영업이익 1582억원을 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2%, 340% 증가한 수준이다. 당기 순이익률은 약 16%다.
대한조선 관계자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친환경 전환과 고부가 선종 중심의 전략 수주를 본격화해 글로벌 조선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