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17일 김범수 소환 통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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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가 지난 2023년 10월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주가 시세조종 의혹과 관련된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고 있다. /남용희 기자 |
[더팩트ㅣ장병문 기자] 특검의 사정 칼날이 김범수 카카오 창업자를 정조준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아내 김건희 여사의 측근과 관련된 회사에 투자한 카카오모빌리티가 대가성을 의심받고 있어서다. 김범수 창업자는 SM엔터테인먼트 인수 당시 시세 조종 혐의로 구속됐으며 지금도 재판을 받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가 또다시 검찰의 수사 대상에 오르면서 카카오의 경영 불확실성은 더 커지고 있다.
16일 재계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특검은 김범수 창업자에게 오는 17일 오전 10시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특검은 이른바 '김건희 집사'로 불리는 김예성 씨가 임원으로 있던 렌터카 업체 IMS모빌리티가 기업들로부터 180여억원의 대가성 투자를 받았다는 의혹을 수사하고 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지난 2023년 6월 IMS모빌리티에 30억원을 투자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시기는 금융감독원이 카카오모빌리티의 분식회계와 관련해 재무제표에 대한 심사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또 당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택시 호출 플랫폼 '카카오T' 알고리즘을 조작해 자사 가맹 택시에 더 많은 호출이 가도록 했다며 과징금 257억원을 부과하고 검찰에 고발했다.
일각에서는 김건희 여사와 김예성 씨가 10년 넘게 친분을 쌓아온 인연을 의식해 대기업들이 김 씨의 회사에 투자한 게 아니냐는 시선을 보내고 있다.
김예성 씨가 설립에 참여한 IMS모빌리티는 대기업들의 투자를 받기 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IMS모빌리티는 카카오모빌리티 30억원을 비롯해 한국증권금융 50억원, HS효성 35억원, 신한은행 30억원, 키움증권 10억원 등 대기업으로부터 투자를 유치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 관계자는 "정상적인 투자"라는 입장이다.
카카오는 특검의 김범수 창업자의 소환 요청에 대해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카카오 관계자들은 김범수 창업자의 17일 출석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확인 중"이라고 말을 아끼고 있다.
특검이 '김건희 집사 게이트'와 연루된 기업의 총수를 가장 먼저 수사하고 나선 것도 기업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한다. 일반적으로 총수를 조사하기 전 회사를 압수수색하고 실무자 조사를 거쳐 윗선으로 올라간다. 하지만 이번 특검은 정반대 수사 방식을 꺼내 들며 신속한 수사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김범수 창업자는 현재 검찰 구형을 앞두고 있어 민감한 시기에 있다.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의혹을 받는 김범수 창업자는 내달 29일 검찰 구형을 받는다. 김범수 창업자는 2023년 SM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하이브의 공개매수를 방해하기 위해 사모펀드 원아시아파트너스 등과 공모해 주가를 공개매수가보다 높게 고정하는 방식으로 시세를 조종한 혐의로 재판받고 있다. 그는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에 이르게 됐으며 카카오는 리더십에 공백이 생기는 등 악재가 발생했다.
김범수 창업자는 지난 3월 CA협의체 공동 의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경영에서 손을 뗐다. 현재 정신아 카카오 대표가 그룹 전체의 경영을 주도하고 있지만 김범수 창업자가 그룹 최고 의사 결정권자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김범수 창업자의 사법리스크가 끊이지 않고 있어 카카오의 경영 환경 불확실성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jangbm@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