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남근 의원 1년 내 취득 자사주 소각 의무화 '상법개정안' 발의
자사주 13.4% 보유 금호석화, 추가 소각 가능성 '주목'
 |
| 민주당이 자사주 취득 후 1년 내 소각을 의무화한 상법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자사주 13.4%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의 소각 계획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더팩트 DB |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민주당이 자사주 취득 후 1년 내 소각을 의무화한 상법개정안을 발의하면서 자사주 13.4%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의 소각 계획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기보유한 자사주의 50%를 단계적으로 소각하는 주주가치제고정책을 발표했는데 상법개정안이 통과되면 소각에 따른 벨류에이션 매력이 발생할 거란 분석이다.
1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9일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
개정안은 원칙적으로 자사주 취득 후 1년 이내 소각하도록 규정했다. 예외적으로 임직원 보상 등 정당한 사유가 있는 경우에 한해 보유를 허용하되, 이 경우 반드시 직후 정기 주주총회의 승인을 받도록 했다. 이때 대주주의 의결권은 발행주식 총수의 3%로 제한해 지배력 남용을 방지하고, 자사주를 통한 주주환원 정책이 실질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했다.
김 의원은 "자사주를 소각하면 회사의 주식 수가 줄어들어 주당 순이익이 증가하고 기존 주주의 지분율이 높아지는 효과가 있어 배당과 유사한 주주환원 효과를 가져온다"며 "이재명 대통령 역시 대선 후보 시절 자사주 소각의 제도화를 공약으로 제시한 바 있다"고 설명했다.
자사주 매입이 대부분 소각으로 연결되는 해외와 달리, 국내에서는 각 목적으로 취득한 자기주식이라 할지라도 소각하지 않고 보유할 수 있다. 처분 시기나 대상도 자유롭게 정할 수 있다. 특히 자사주를 특정 우호세력에게 처분해 제3자 신주 배정에 대한 규제를 우회할 수 있다는 점이 논란이 된다. 주식 희석 효과로 일반주주들의 이익이 훼손될 우려가 있어서다.
김 의원은 "국제적으로는 자사주에 대해 의결권과 배당권, 신주배정 권한을 제한하는 것이 일반적인 기준"이라며 "그러나 한국에서는 인적분할 시 자사주에 대해 신주배정을 허용하고 있어, 이를 통해 지주회사로의 전환 과정에서 지배주주의 지배력을 부당하게 확대하는 이른바 ‘자사주 마법’이 발생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상법개정안은 지난 10일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다. 이춘석 민주당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만큼 본회의 통과까지 순조로울 것이란 전망이다.
 |
| 김남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9일 상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면서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처분 가능성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이 6월 11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열린 주식시장 불공정거래 근절을 위한 현장간담회에서 참석자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시스 |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상장회사의 자사주는 원칙적으로 소각해 주주 이익으로 환원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자사주 비율이 10%를 초과하는 상장사는 216개에 달하며 금호석유화학도 이에 속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기보유 자기주식의 50%를 3년간 단계적 소각하는 주주가치제고정책을 발표했다. 지난 2021년 발표했던 별도 당기순이익 기준 5~10% 수준의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 비율을 올해부터 5%p 상향했다. 지난해 3월 1차로 87만5000주를 소각 완료했으며 올해와 내년에 각각 2차와 3차 소각을 계획 중이다.
올해 박철완 상무가 일으켰던 '조카의 난'이 종료된 데다 상법개정안 통과로 금호석유화학의 자사주 소각에 탄력이 붙을 것이란 전망이다. 정경희 LS증권 연구원은 "2분기 실적이 약세를 보이겠지만 자사주 가치의 변화 가능성이 있다"며 "임직원 보상 등 일부 예외를 인정하되 1년 이내로 기한을 정해 자사주를 의무적으로 소각하도록 하는 내용 등이 거론되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13.4%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데, 기 발표한 2024~2026년 주주환원 정책 및 자사주 50% 점진적 소각 계획이 있고 소각에 따른 밸류에이션 매력이 발생, 주가 상승이 가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우제 KB증권 연구원은 "보유 자사주 13.4%도 다시 부각돼야 한다"며 "신정부에서 자사주 소각을 권고, 향후 법제화 가능성도 검토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zzang@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