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질 전환 속도···반도체 종합 서비스 경쟁력 본격화
장기적 성장 동력…성장성·안정성 '두 마리 토끼' 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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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코플랜트가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중심으로 사업 다각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더팩트 DB·SK에코플랜트 |
건설사들이 더 이상 집만 지으며 생존을 도모하긴 어려운 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업황 침체가 장기화되면서 건설사들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 분주히 움직이고 있습니다. 각 건설사 CEO는 중장기 비전을 제시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이에 <더팩트>는 각 건설사들이 어떠한 방향성을 갖고 나아가고 있는지 살펴보고자 합니다.<편집자주>
[더팩트｜이중삼 기자] 한 건설기업 최고경영자(CEO)가 '일신우일신'(날마다 새로워지고 또 새로워진다는 뜻)의 자세로, 성장성·안정성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한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서고 있다. 건설 부문을 넘어, 반도체 종합 서비스를 중심으로 대전환을 꾀해 수익성을 극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CEO는 그룹 내에서도 사업 전략·재무 전문성을 두루 겸비한 전문가로 꼽힌다. 주인공은 SK에코플랜트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형근 사장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는 체질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 건설 중심 이미지를 벗고, 반도체 종합 서비스 기업으로 확장하는 대대적인 변화에 나섰다. 이는 성장성·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해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기 위한 김 사장의 전략적 행보로 분석된다.
SK에코플랜트는 지난해 SK에어플러스·에센코어를 자회사로 편입했다. 올해 들어서는 SK의 사내독립기업(CIC)인 SK머티리얼즈 산하 자회사 SK트리켐·SK레조낙·SK머티리얼즈제이엔씨·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4곳을 품었다. 편입 자회사는 모두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소재 기업으로, 재무 건전성 강화 효과도 기대된다. 6곳의 지난해 매출 총합은 약 1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들 회사가 SK에코플랜트에 안착하면, 반도체 공정 전 주기에 대응 가능한 종합 플랫폼으로 외형이 완성된다.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제조공장(FAB)과 설계·조달·시공(EPC) 역량을 비롯해 소재·가스·모듈·리사이클링까지 아우르는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환경·에너지 부문 사업 경험에서 축적한 노하우도 시너지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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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 FAB·기반시설 공사를 도맡으며, 하이테크 분야 EPC 역량을 축적해 왔다. 사진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조감도. /SK에코플랜트 |
◆ 미래 경쟁력 확보…데이터센터 사업 역량 강화
구체적으로 EPC의 경우 핵심시스템 기본 설계·시공 등 첨단 설비를 적기에 조성하는 역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 SK에코플랜트는 SK하이닉스 FAB·기반시설 공사를 도맡으며, 하이테크 분야 EPC 역량을 축적해 왔다. 현재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SK하이닉스가 지속해 대규모 증설을 계획하고 있는 만큼, EPC 매출과 SK에코플랜트가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종합 서비스 분야 동반 상승 효과도 기대해 볼 수 있다. 소재 사업은 산업용 가스와 반도체 제조 필수 공정에 필요한 주요 소재의 안정적 공급을 통해 부가가치 창출에 기여할 전망이다.
SK에코플랜트가 겨냥하는 미래 시장은 반도체에 국한되지 않는다. 인공지능(AI) 수요 폭증과 함께 고성장이 예상되는 데이터센터 사업도 핵심 타깃이다. 울산에서 추진 중인 국내 최대 규모의 AI 데이터센터 구축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SK그룹은 개발·운영(SK AX), 에너지(SK가스), 반도체(SK하이닉스), 건설(SK에코플랜트) 등 그룹 역량을 총결집해 이번 프로젝트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고부가가치 중심의 사업 재편은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을 겸비한 전략으로 평가된다. AI 활성화 관련 지속적인 수요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SK에코플랜트의 전략적 투자와 사업 확대가 장기적 성장의 동력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안정적 인프라 구축과 소재 조달 역량을 확보함으로써, 희소성과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는 분석도 뒤따른다.
이에 대해 SK에코플랜트 관계자는 "반도체와 데이터센터를 비롯한 첨단산업 영역에서 종합 서비스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며 "고부가가치 중심의 포트폴리오 강화는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구축하고,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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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에코플랜트가 지속가능경영을 실천하기 위해서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사진은 SK에어플러스 울산 본사 공장 전경. /SK에코플랜트 |
◆ 변화·혁신 강조한 김형근…"차별적 경쟁력" 방점
이 같은 전환의 중심에는 김 사장이 있다. 1970년생인 그는 서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미시간주립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7년 SK이노베이션의 전신인 유공에 입사했다. 이후 SK주식회사 재무1실장, SK에어가스 대표이사, SK주식회사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 부문장, SK E&S 재무부문장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6월 SK에코플랜트 사장에 이름을 올렸다.
당시 SK에코플랜트는 선임 배경에 대해 탁월한 역량·리더십을 지목했다. 그는 SK주식회사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기업가치 기반 경영체계를 수립하는 등 거버넌스 개편·포트폴리오 최적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 바 있다.
실적도 매년 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SK에코플랜트 최근 3개년 매출은 7조4002억원(2022년)→8조6109억원(2023년) 9조3176억원(2024년)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각각 1522억원, 1578억원, 2346억원을 기록했다.
그는 지난해 취임 이후 사내 구성원에게 "지속가능한 성장과 구성원들의 행복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그러면서 차별적 경쟁력을 갖추겠다고 약속했다.
올해 신년사에서는 "고객의 핵심 영역과 연결된 본질적 가치를 제공하는 사업모델로 지속가능성을 높여야 한다"며 "특히 반도체 설비 구축과 제조소재, 가스공급, 메모리 재활용 등 차별화된 반도체 종합 서비스 역량을 공고히 하고, 다양한 솔루션의 발굴·적용에 총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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