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용자 목소리를 미래 모빌리티에…현대차·기아 'UX 스튜디오' 서울 개관더팩트 기사제공: 2025-07-02 08:30:02

현대자동차·기아 UX 스튜디오 서울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 시뮬레이션 룸. /최의종 기자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현대자동차·기아 양재 본사에서 경부선을 지나 반포한강공원까지 환경을 구현해 20분 주행을 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타입으로 원하는 시간과 날씨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현대차 사옥 UX(사용자 경험) 스튜디오 서울 2층 시뮬레이션 룸에서 조영석 책임은 밝힌 말이다. 다소 어두운 '시뮬레이션 룸'에 들어서자, 가운데 놓여있는 테스트 벅이 눈에 들어왔다. 2층은 어드밴스드 리서치 랩으로 사전 모집 사용자가 수행한다.

테스트 벅은 준중형 세단부터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까지 변형할 수 있다. 6축 모션 시뮬레이터와 730개 LED 모듈로 시야각 191도를 구현한다. 이는 곧바로 대형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통해 실제 운전하는 환경을 확인할 수 있다.

시뮬레이션 룸에서는 자율주행도 구현했다. 운전석에 앉은 현대차·기아 관계자가 주행 테스트 중 휴대전화를 사용하자 경고음이 울리더니 최종적으로 갓길에 정차했다. 운전 중에 생성된 데이터는 곧바로 SIM DB에 저장된다. 이후 유저 프로필 카드로 시각화돼 확인할 수 있다.

조 책임은 "몰입된 정황을 기반으로 차량 경험을 목적으로 테스트를 진행하고 있다"라며 "(테스트 벅에) 승차할 때부터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성했다. 새로운 평가 환경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다만 시뮬레이션 룸은 상시 개방은 아니다.

시뮬레이션 룸 밖에는 UX 피쳐 개발 룸 여러 곳이 있었다. 피쳐 개발 룸은 자율주행 UX와 고성능 차량 UX, 인간과 기계 상호작용 등 분야별로 세분화한 연구 공간이다. 주행 UX 연구 공간에 들어가니 커다란 판에 가지치기 형식으로 사용자 경험 단계가 분류돼 있었다.

UX 스튜디오 서울 주행 연구공간. /최의종 기자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사용자 동행 조사나 설문조사 등을 진행한 결과를 판에 담았다. 콘셉트는 가변적으로 몇 달 만에 업데이트가 진행될 수 있고 필요성이 있다면 특정 연구도 진행해 반영한다"라고 말했다.

1층으로 내려가는 길목에는 UX 캔버스가 있다. UX 캔버스는 연구원과 고객이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곳이다. 소통과 접점을 늘리는 공간이라는 것이 현대차·기아 설명이다. 워크숍이나 세미나 등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오픈랩인 1층은 누구라도 미래 모빌리티를 경험하며 의견을 제시할 수 있는 공간이다. 왼쪽에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실제로 확인할 수 있게 전시해 놓았다. 1층 중앙 UX 인사이트 구역으로 들어오자 여러 콘셉트를 확인할 수 있는 모형이 눈에 들어왔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나 디스플레이에 있는 버튼을 누르며 작동시키자 목업 시트가 움직였다. 현대차 MPV(다목적 차량) 스타리아 도어인 스윙 슬라이딩도 디스플레이 버튼만 누르면 확인해 볼 수 있다.

UX 콘셉트 구역에는 나무로 된 '스터디 벅'이 있다. 사용자는 VR 기기를 착용해 차량에 적용된 UX를 경험할 수 있다. 차량 공간 구성과 시트·수납 기능, 이동 콘솔 등 UX 콘셉트를 직접 느낄 수 있다. 경험하며 피드백을 곧바로 할 수 있도록 곳곳에는 QR코드가 있었다.

UX 스튜디오 서울 오픈랩에서 현대자동차그룹 관계자가 VR기기를 작동하는 모습. /최의종 기자

SDV(소프트웨어 중심 차량)존은 현대차그룹 소프트웨어 브랜드 플레오스 커넥터를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현대차·기아는 고성능 차량용 기술을 집약한 테스트 차량을 전시했다. 옆에 있는 실제 차량은 사용자가 트렁크·충전구를 열어달라고 말하면 바로 작동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UX 검증 구역은 검증 벅을 통해 연구하는 공간이다. 유일하게 실차가 들어있는 공간으로 개발·검증을 하고 결과를 경영층에 보고한다는 것이 현대차·기아 관계자 설명이다. 곡면으로 된 디스플레이에서는 실제 주행 환경을 확인할 수 있었다.

현대차·기아는 서울 외에도 중국 상하이와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어바인 등에 글로벌 UX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지역별 사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UX 콘셉트를 연구·개발하며 더 좋은 제품을 만든다는 계획이다.

남신 현대차·기아 UX전략팀 팀장은 "2021년 고객 조사에서 시작했다. 플랫폼을 개발하다 보면 성능 위주로 하는데 이제는 UX 기반으로 했다"며 "2026년부터는 UX 기반 제품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검증을 거친 결과물이라고 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린 현대차·기아 Feature전략실 상무는 "지향하는 UX는 편리함을 넘어 감동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그 출발점은 고객 목소리다. UX 스튜디오 서울은 단순 체험 공간이 아니라 실제 차량 개발 과정 고객 목소리를 담아내는 공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효린 현대차·기아 Feature전략실 상무가 UX 스튜디오 서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최의종 기자

bel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