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장관 후보자에 원전 전문가 김정관…李 '에너지 믹스' 시동거나더팩트 기사제공: 2025-07-02 00:06:02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더팩트ㅣ장혜승 기자] 이재명 대통령이 초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으로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을 지명했다. 김 후보자는 체코 두코바니 원전 수주전에 참여한 인사인 만큼 업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의 에너지 믹스 정책에 시동이 걸렸다는 분석이 나온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원전 전문가'로 알려진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김 후보자는 기재부 정책기획관을 거쳤으며 한국은행 근무 당시 특별공로상을 받는 등 열정 있는 관료로 인정받았다. 경제관료 역량과 실물경제를 경험한 핵심 인재다. 2018년 두산에 합류해 두산 경영연구원 원장 겸 대표이사를 역임하며 신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했다.

이후 2022년엔 두산그룹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총괄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핵심 계열사인 마케팅 수장에 외부 출신 전문가를 영입한 것을 놓고 업계에선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기재부 관료 시절 글로벌 경제 및 경제정책 전반에서 전문성을 쌓았고, 퇴직 이후 산업 에너지 전반 분야에서 활동한 만큼 업무수행에 적합한 인사라는 설명이다.

특히 두산에너빌리티가 올해 정부와 공기업 연합체 '팀코리아' 일원으로 참여해 약 26조원 규모의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을 수주한 이력이 주목받고 있다. 김 후보자는 당시 실무를 총괄했고 마케팅 부문에서 대외 협상에도 관여했다.

강훈식 대통령실 비서실장은 지난달 29일 부처 인선을 발표하면서 김 후보자를 두고 "이번 인사가 (이재명정부)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알리려는 것은 아니다"며 "오히려 '에너지믹스'라는 이 대통령의 철학을 잘 구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원전 전문가'로 알려진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되면서 업계에서는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을 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일고 있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강남구 한국기술센터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에 출근하고 있다. /서예원 기자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가 이재명 정부가 탈원전으로 회귀하지 않을 것이라는 신호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원전 기업에서 일하던 인사를 발탁했으니 업계에서 처음 우려했던 것처럼 탈원전으로 갈 것 같지는 않다"며 "지금 당장 친원전으로 돌아설 수는 없겠지만 어느 정도 균형을 맞추지 않을까 생각한다. 우리나라가 자원 등 가진 게 많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인사는 실용적으로 시장의 흐름에 맞춘 선택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후보 시절부터 재생에너지 중심의 에너지 전환을 추진하되 있는 원전을 활용하는 '에너지 믹스' 정책을 펴겠다고 밝혔다. 대선 TV 토론회 등 공식 석상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기조와도 선을 그어왔다.

후보 시절 언론사 유튜브에 출현해서는 "지금 있는 원전을 없앨 필요는 없고, 가동할 수 있는 거는 가동하면 된다"며 "소형모듈원자로(SMR)도 안전성이 담보되면 하면 되고, 농촌의 논둑, 밭둑, 묵은 밭을 활용하면 재생에너지로 대체도 하고, RE100도 대응하면 된다"고 말했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으로 전력 공급원 문제가 불거지는 만큼 이 대통령이 원전을 외면하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현재의 재생에너지 전력 생산으로 AI 산업의 전력 수요를 감당하는 것은 쉽지 않아서다. 산업통상자원부의 2024년 에너지수급 동향에 따르면 국내 전체 발전량에서 신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은 10.6%를 기록했다. 사상 처음으로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는 점에서 고무적이지만 원자력의 비중이 31.7%로 더 높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원자로 등 원전 주기기는 물론 해상풍력발전기·발전용 가스터빈에 이르기까지 대부분의 에너지 분야에 진출해 있기 때문에 향후 수혜가 기대된다.

zzang@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