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 미 MRO 정조준…대한조선, 코스피 상장 '출사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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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 28~31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MADEX 2025 HJ중공업 부스에 에콰도르 대표단이 방문한 모습. /HJ중공업 |
[더팩트ㅣ최의종 기자] 대형 조선사가 미국 시장 진출 본격화와 친환경 선박 건조 기조로 수익성 확대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중견 업체들도 이익 극대화에 잰걸음이다. 조선업이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으나 장밋빛 전망을 기대하는 모양새다.
30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달 말 신조선가지수는 186.69를 기록했다. 2020년 5월 대비 47% 상승한 수치다. 다만 지난해 9월 말 189.96를 기록한 이후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조정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도 있다.
신조선가지수가 상승하면 수익성이 좋아진다고 볼 수 있다. 미국 시장과 친환경 선박 시장 활성화 등 외부 환경 등을 고려하면 조선업계가 이익을 극대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선 성공 직후 한미 조선산업 협력을 언급하며 미국 시장이 전례 없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대형 조선 3사 중 한화오션은 지난해 현지 필리조선소를 인수한 뒤 현지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필리조선소는 미국 내 연안 운송용 상선 50%를 건조한 경험이 있다. 한화오션이 현지 상선 시장에 경쟁력을 확보했다는 평가가 있다. 다만 현지 조선소 상황이 생각보다 더욱 무너졌다는 평가가 나온 상황에서 투자비도 만만치 않을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HD현대중공업은 현지 업체와 협력을 강화하는 방법을 채택했다. 미국 최대 방산·조선사 헌팅턴 잉걸스와 선박 생산성 향상·첨단 조선 기술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다만 한화오션이 미국·호주 함정을 건조하는 오스탈 경영권을 확보하면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삼성중공업은 미국 시장 진출보다는 친환경 기조에 올라타며 수익성 극대화를 노리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 설비(FLNG) 분야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말 기준 수주잔고 313억달러 중 FLNG 수주액은 전체 9.6%다.
중형 조선 4사(HJ중공업·대한조선·케이조선·대선조선)는 어려웠던 과거를 뒤로하고 대형 3사 전략을 참고해 이익 극대화를 향해 잰걸음을 걷고 있다. 한진중공업그룹에서 시작한 HJ중공업은 동부건설컨소시엄이 인수한 뒤 미국 시장 기회 확대를 노리고 있다.
HJ중공업은 중형 조선사이지만 방위산업 분야에서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과 경쟁하고 있다. 약 50년 동안 1200척 이상 군함·경비정을 건조한 경험도 있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처럼 미국 함정 MRO(유지·보수·정비) 사업에 뛰어들고자 해군 함정정비협약(MSRA) 체결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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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조선 전경. /대한조선 |
1987년 신영조선공업으로 설립된 대한조선은 2004년 사명을 변경한 뒤 2022년 KHI가 주인이 됐다. 대한조선은 종합 조선사로 도약했다. 대한조선은 중형(아프라막스)·준대형(수에즈막스) 선박 설계·건조에 특화돼 다양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대한조선은 지난 24일 금융감독원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며 호황기를 발판 삼아 도약에 나섰다. LNG·메탄올·암모니아 이중연료 추진 기술 등을 토대로 고부가가치 선박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는 방침이다.
1967년 태어난 케이조선(구 STX조선해양)도 워크아웃과 상장폐지, 법정관리 등 어려움을 겪었다가 2020년 KHI 품에 안겼다. 2021년 사명을 케이조선으로 바꿨다. 2024년 12월에는 KHI와 함께 재무적투자자(FI)로 합류했던 연합자산관리(유암코)가 경영권을 넘겨받았다.
케이조선은 주력 분야가 탱커·컨테이너선인 점이 발목을 잡고 있다. 이미 탱커와 컨테이너선은 중국 점유율이 상당한 상황이다. 다만 미중 갈등 상황에 따른 대중 규제가 케이조선에게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 6일 중국 선사가 소유하거나 운영하는 선박과 중국 조선소에서 건조된 선박, 외국에서 건조된 자동차 운반선 등을 대상으로 미국 입항 수수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는 중국 발주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선박 발주는 천억원대 비용이 들고 장기간 소요되는 등 신뢰가 필수다. 선박 건조 기간이나 건조 이후 운항하는 과정에서 미국이 대중 규제를 강화하면 낙동강 오리알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선박 엔진 역시 한국 업체 존재감이 큰 상황이다.
1945년 대선철공소로 시작한 대선조선 역시 조선업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다가 2020년 부산 소재 동일철강이 주인이 됐다. 최근에는 친환경 컨테이너선 등 건조 실적을 쌓는 등 시장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1000TEU급 친환경 컨테이너선을 동영해운에 인도했다.
한 중견 업체 관계자는 "조선업계 전반적으로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업체별로 기회를 잡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라며 "업체마다 강점을 살려서 미국·친환경 기조 속 대형 조선업체처럼 이익을 낼 것"이라고 말했다.
bell@tf.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