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구천의 암각화'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눈앞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11 09:35:07

선사시대 사람들의 삶이 투영된 울산 반구천의 암각화가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눈앞에 뒀다.

프랑스 파리에서 제47차 회의를 진행 중인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2일 즈음 세계유산 등재 여부를 결정한다.
세계유산은 1972년 세계유산협약에 따라 인류 전체를 위해 보호되어야 할 뛰어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가 있다고 인정한 유산을 일컫는다.
문화유산, 자연유산과 두 유산 성격을 모두 지닌 복합유산으로 구분된다.
우리나라는 현재 문화유산 열네 건, 자연유산 두 건을 보유하고 있다.

등재될 확률은 높은 편이다.
세계유산 분야 자문·심사기구인 국제기념물유적협의회(ICOMOS·이코모스)에서 지난 5월 '등재' 권고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코모스는 각 나라가 신청한 유산을 조사한 뒤 '등재', '보류', '반려', '등재 불가' 등 네 가지 권고안 가운데 하나를 선택해 세계유산센터에 전달한다.
등재를 권고받은 유산은 이변이 없는 한 세계유산위원회에서 등재된다.

국보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와 '울주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를 포함한 반구천의 암각화는 한반도 선사 문화의 정수로 평가받는다.
암각화는 바위나 동굴 벽면 등에 새기거나 그린 그림을 뜻한다.
두 암각화는 오랜 세월에 걸쳐 다양한 형상이 새겨졌다고 추정된다.

1971년 발견된 울주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는 흔히 '반구대 암각화'로 불린다.
태화강 상류의 지류 하천인 반구천 절벽에 있다.
높이 약 4.5ｍ, 너비 8ｍ 면적의 바위 면에 바다 동물과 육지 동물, 사냥 그림 등이 빼곡히 새겨져 있다.
울산광역시 반구천암각화세계유산추진단이 3차원(3D) 스캔 도면, 실측 자료 등을 분석해 펴낸 도면 자료집에 따르면 그림 312점이 확인된다.

이 암각화는 가장 오래된 고래사냥 그림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작살 맞은 고래, 새끼를 배거나 데리고 다니는 고래 등이 표현돼 세계 학계에서 주목한다.

이코모스도 "탁월한 관찰력을 바탕으로 그려진 사실적 그림과 독특한 구도가 한반도에 살았던 사람들의 예술성을 보여준다"면서 "다양한 고래와 고래잡이의 주요 단계를 담은 희소한 주제를 선사인들의 창의성으로 풀어낸 걸작"이라고 평가했다.

천전리 명문과 암각화는 대곡리 반구대 암각화에서 약 2㎞ 떨어져 있다.
반구대 암각화가 발견되기 1년 전인 1970년에 존재가 알려졌다.
높이 약 2.7ｍ, 너비 9.8ｍ 바위 면을 따라 각종 도형과 글, 그림 620여 점이 새겨져 있다.
신라 법흥왕 시기에 남겼다고 추정되는 글도 있어 6세기 무렵 신라 사회상을 연구하는 데 있어 중요한 자료로 여겨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