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밥 전문가 '어남선생'으로 재주목받는 배우 류수영(본면 어남선)이 요리책 '류수영의 평생 레시피'(세미콜론)를 출간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 등에서 활약하며 선보인 이색 레시피 300개 중 79개를 엄선해 책에 담았다.
8일 서울 중구의 한 카페에서 진행한 출간기념간담회에서 류수영은 "요리책 내는 게 가당치 않다고 여겼으나, 많은 분이 '유튜브에서 찾아보기 힘드니 잘 정리해서 책으로 내주면 좋겠다'고 말씀해주셔서 용기를 내게 됐다"고 말했다.
류수영은 어릴 적부터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아홉 살 무렵 집에 있던 베이킹파우더, 밀가루, 물, 소금, 설탕 등을 전자레인지에 넣고 구운 빵을 이웃집 할머니가 맛있게 드셨던 기억은 '요리하는 기쁨'을 느끼는 계기가 됐다.
그간 유튜브 등에서 그가 선보인 음식 관련 콘텐츠는 누적 조회수 3억뷰를 넘겼다.
그럼에도 내용을 책으로 정리해 출간한 건 책을 향한 류수영의 애정 때문이다.
지금껏 구입한 책만 수천권에 달한다는 그는 책의 물성과 유용함에 관해 한참을 정성 들여 설명했다.
그는 "책은 사는 그 자체로 왠지 전문가가 된 느낌을 주고, 삶이 풍요로워지는 느낌을 선사한다"며 "요리를 책으로 배우면 쉽게 까먹지 않는다.
영상은 알고리즘의 지배를 받지만, 책은 뇌고리즘의 영향을 받는다.
수동적으로 끌려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류수영이 보유한 요리책만 300권이 넘는다고 한다.
그중 이탈리아 요리의 바이블로 평가받는 파이돈 프레스의 '실버스푼'(세미콜론)과 미국에서 4대째 이어 재출간되는 요리책 '조이 오브 쿠킹'(세미콜론)은 그가 가장 애정하는 책이다.
대를 이어 자녀에게 물려줄 수 있는 책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번 책의 모티브가 되기도 했다.
그는 "처음 요리를 접하시는 분들이 책을 펴고 바로 해볼 수 있도록 만들었다"며 "장가가는 아들에게, 결혼하는 딸에게 건네줄 수 있는 책이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위 두 요리책은 출판사 세미콜론이 국내에 번역 출판했는데, 류수영은 그런 이유에서 세미콜론에서 책을 출간했다고 했다.
책 제목에도 평생 두고두고 사용되길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
그는 "음악은 25살 때 듣는 취향이 평생을 간다고 한다.
입맛도 마찬가지인 것 같다"며 "이 책은 대개 자취를 하거나 결혼을 하는 사람들이 살 텐데, 입맛에 잘 맞는다면 평생 레시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책은 '특식' '밥' '면' '국/탕/찌개' '간식' 편으로 구성됐다.
그중 류수영이 요리 입문자에게 권하는 파트는 '간식' 편이다.
성공한 기억이 중요하기 때문. "요리랑 친해지면 다음부턴 쉬워져요. 엄청난 희열과 기쁨을 주지요." 요리를 처음 하는 사람들이 자랑스럽게 주위에 선보일 수 있는 특식도 주목할 만하다.
"그럴듯한 음식을 '짠'하고 선보이고 싶은 마음을 알기에, 손쉬운 특식 위주로 준비했어요."
류수영에게 요리는 단순 취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연기는 심장을 빨리 뛰게 하고 절 뜨겁게 만들지만, 요리는 절 따뜻하게 만든다.
뜨거운 건 나만 좋을 때가 많지만, 따듯하면 주위에 사람이 모인다"며 "(배우만 할 때와 달리)요리를 하고부터 사람들이 손도 덥석 잡아주시고, '덕분에 잘 만들어 먹었다'고 말해주시는데, 그때마다 인간적으로 매우 쓸모 있는 일을 했다는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집밥 레시피 후속편은 반찬편이 될 가능성이 크다.
류수영은 "주변에 은퇴 세대 형들이 많은데, 그분들은 언제든 밥통에 밥이 있어야 한다"며 "쉽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반찬 소개 책을 내고 싶다"고 전했다.
서믿음 기자 fait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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