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유산청은 마한 지역사회의 사회·문화 변화를 보여주는 '영암 시종 고분군'을 국가지정문화유산 사적으로 지정했다고 7일 밝혔다.
시종면은 영산강과 삼포강, 남측 지류가 모두 조망되는 지역이다.
서해와 내륙 길목에 해당하는 요충지라서 예부터 선진 문물을 받아들이는 해양 교통로의 거점 역할을 했다.
그 덕에 이 지역의 마한 세력은 백제, 가야, 중국 등의 영향을 받으며 복합적이고도 독창적인 문화를 창출할 수 있었다.
대표적 예가 영암 시종 고분군이다.
5~6세기에 조성된 고대 고분 스물여덟 기로, 영산강 유역 마한 지역사회의 사회·문화 변화를 축조 기술로 보여준다.
시대 흐름에 따라 마한 고유의 전통적 옹관묘에서 거대한 방대형 분구의 석곽·석실묘로 발전하는 형태다.
점토를 이용해 방사형이나 동심원 형태로 구획하고, 구분된 영역을 성토하는 계획된 방식으로 축조됐다.
이곳에서는 당시 성행한 양식의 토기와 백제와 관련 있는 금동관 세움 장식, 중국 청자잔, 동남아시아산 유리구슬 등도 출토됐다.
봉분 외곽 장식으로 사용된 원통형 토기와 동물 형상 토제품도 나왔다.
외래 유물을 현지화했다고 추정돼 당시 토착 세력이 여러 주변국과 교류하면서도 독립성과 문화적 정체성을 유지한 증거로 평가받는다.
국가유산청은 "마한의 전통적 요소를 바탕에 두고 백제, 가야, 중국, 왜 등의 문화를 더해 현지화한 결과"라며 "역사·학술적 가치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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