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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이즈II플래닛' 참가자들이 과거에 비해 현저하게 떨어지는 실력으로 비판 받고 있다./Mnet |
[더팩트ㅣ최현정 기자] 냉정히 말해 '프로 가수'를 지망하는 실력이라고 보기 어려웠다.
지난 24일 방송된 Mnet '보이즈II플래닛'에서는 K플레닛 지원자들이 시그널송 테스트를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그리고 이날 대다수의 참가자가 들려준 보컬은 '정말로 프로 가수를 지망하는 것이 맞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처참했다.
극히 일부를 제외하면 이날 참가자 대부분은 불안정한 음정과 부정확한 발성, 부족한 호흡 등 부족한 실력의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냈다. 문자 그대로 듣는 사람이 더 고역이라고 할 정도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도무지 이해 못 할 결과도 나왔다. 참가자 중 그나마 안정적인 보컬을 들려주던 이협은 탈락한 것에 반해 평가를 받고 말고 차원 이전의 미숙한 보컬을 들려준 유메키는 '빠르게 성장했다'는 이유로 원스타에서 올스타로 등급이 상승한 것이다.
물론 유메키는 지금까지 전문 댄서로 활동해 왔고 외국인이라는 점도 불리하게 작용한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꼭 유메키의 사례가 아니더라도 그룹을 짜는 이유가 멤버 각자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보완하기 위해서인 것도 맞다.
하지만 이를 모두 감안하더라도 '보이즈II플래닛'의 참가자가 들려준 보컬은 최소한의 기본조차 되어 있지 않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 수준이었다.
아이돌 그룹도 근본적으로 가수다. 음악으로 돈을 버는 '프로 가수'라는 타이틀을 얻기 위해서는 최소한의 보컬이 뒷받침돼야 하는 게 당연하다. 게다가 아무리 후보정 기술이 발달했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인 음역이 받쳐주지 않으면 소화할 수 있는 음악에도 제한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런 측면으로 볼 때 '보이즈II플래닛'은 데뷔 조가 확정되더라도 과연 '프로 가수'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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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정적인 보컬 실력을 발휘했던 이협은 탈락한 반면 미숙한 보컬 실력으로 1스타를 받았던 유메키는 '빠르게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으며 ALL스타로 승급했다./Mnet |
아쉽게도 주사위는 이미 던져졌다. 이제 '보이즈II플래닛' 측이 할 수 있는 건 아직 방송에 드러나지 않은 숨은 원석이 나타나기를 바라거나 데뷔 조로 선정된 참가자가 기적적으로 실력이 향상되기를 기원하는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지금 살펴봐야 하는 지점은 '왜 상황이 이렇게 됐나'이다.
실제로 많은 K팝 팬은 '보이즈II플래닛' 참가자의 수준 미달을 지적하며 그 원인으로 앞선 오디션과 달리 대부분의 중견 기획사가 불참한 것을 지목하고 있다. 이 역시 큰 이유긴 하다. 허나 업계에서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더 근본적인 원인은 '애초에 재능 있는 인재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한 해에도 수많은 K팝 그룹이 데뷔하고 있어 간과하기 쉽지만 아이돌이 되기 위한 재능은 생각보다 희소하다. 기본적으로 보컬과 댄스 역량을 가지고 있어야 함은 당연하고 호감을 주는 비주얼까지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심지어 요즘에는 깨끗한 사생활과 높은 도덕성도 요구되는 데다가 절대적인 인구수까지 줄어 더욱더 인재를 찾기 어려워지는 추세다.
이에 더해 인재 부족 현상은 남자 쪽이 훨씬 더 심각하다. 실제로 뉴진스 혜인과 베이비몬스터 로라 등을 배출한 키즈 매니지먼트사 온원엔터테인먼트의 정기 발표회를 참관할 당시 무대에 오른 수강생의 열에 아홉은 여자아이였다.
온원엔터테인먼트의 관계자는 "키즈 아카데미에 등록하는 수강생은 여자아이가 대부분이다. 남자아이가 어린 시절부터 춤이나 노래에 관심을 가지는 경우는 많지 않다. 어릴 때는 여자아이들보다 남자아이들이 춤이나 노래를 배우는 것에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것 같다. 그나마 중·고등학생정도가 돼야 관심을 갖는 친구가 있는데 이 역시 많은 수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즉 어린 시절부터 빠르게 재능을 발견하고 체계적인 트레이닝을 받는 사례 자체가 남자 쪽이 적은 것이다. 그나마 발견한 남자 연습생도 기초가 탄탄하기 어려운 이유다.
설령 그런 인재를 찾았다고 하더라도 그를 연습생으로 데려와 K팝 그룹으로 데뷔시키는 것도 난관이다. 1인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굳이 K팝 그룹이 아니더라도 자신의 재능을 펼칠 수 있는 길이 다양해 졌기때문이다. 늘 치열한 경쟁과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감당하고 살아야 하는 K팝 아이돌보다 1인 미디어나 인플루언서로 활동하는 편이 오히려 낫다고 판단하는 경향도 커지고 있다.
이에 업계에서는 단순한 덩치 키우기에 만족할 것이 아니라 K팝의 전반적인 시스템을 점검해야 할 때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최근 K팝 보이그룹을 론칭했던 한 제작자는 "K팝 보이그룹을 제작하면서 재능 있는 친구를 찾고 그 친구들을 설득하는 게 가장 고역이었다. 끼 있고 재능 있는 아이들이 굳이 성공 여부가 불확실한 아이돌에 도전할 메리트가 희박하기 때문이다. 물론 잘 돼서 성공하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 이 친구들은 인생에서 가장 빛나는 시기를 허비한 채 빈손으로 사회에 나가야 한다. 성공을 보장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실패했을 때 새롭게 시작할 수 있는 여력은 남길 수 있도록 업계 전반을 되돌아보고 제도적인 장치를 고안했으면 하는 바람이다"라고 관심을 당부했다.
'보이즈II플래닛'은 매주 목요일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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