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 고양=함상범 기자] “우리는 계속 미션을 하는 거죠?”
농담처럼 시작했던 미션의 스케일이 상상을 초월하게 됐다.
결국 40일 이상의 해외투어까지 이어지게 됐다.
홀로 먼저 전역한 BTS 진(김석진)이 진행한 단독 웹예능 ‘달려라 석진’에서 위대한 도전이 시작된 것. 그 이름은 웹예능의 이름을 딴 ‘#RUNSEOKJIN_EP.TOUR’다.
이번 콘서트는 지난해 8월 13일부터 시작해 지난 5월 마무리한 ‘달려라 석진’의 스핀오프 형식으로 기획됐다.
예능에서 팬들과 소통하던 중 기획된 콘서트라 급작스럽게 대관을 한 탓에, 진의 이름에는 비교적 작은 고양 종합운동장 보조 경기장에서 열렸다.
전날 억수같이 비가 내려 사우나를 방불케하는 습도에 이른바 ‘러브 버드’라 불리는 벌레들이 잔뜩 꼬여 관객에겐 악조건이었다.
진의 매력이 모든 걸 녹아내리게 했다.
각국에서 모인 팬덤 아미는 진의 매력에 흠뻑 빠져들었다.
“귀여워” “사랑해” “잘생겼다”와 함께 환호성이 빗발쳤다.
부채질을 하지 않으면 견딜 수 없는 더위에 땀이 주르륵 흘러내리는 현장이었지만, 모두가 유쾌하고 즐겁게 무대를 즐겼다.
‘I’ll be there’로 첫 무대를 연 콘서트는 예능과 무대의 완벽한 결합이었다.
BTS 내에서 가장 예능감이 뛰어난 진은 관객과 소통하는 데 자신감이 넘쳤다.
노래를 4~6곡씩 한 뒤 겨우 입을 떼는 다른 가수들과 달리 진은 2곡을 부르면 꼭 팬들과 소통했다.
’달려라 석진‘에서 했던 각종 놀이와 게임도 진이 직접 진행했다.
물 흐르는 듯한 진행은 매력적이었고, 팬들의 목소리에 집중해서 받아친 애드리브는 쉴 새 없이 웃음으로 이어졌다.
심지어 의상을 갈아입을 때조차 팬들에게 미션을 건네는 등 지루한 틈을 단 1초도 허용하지 않았다.
팬들과 소통하는 가수라는 걸 여실히 보여줬다.
팬들의 요구에 시그니처인 손 키스를 날리는 대목이나 “잘생겼다”는 말에 “잘 생기긴 했지”라고 답하는 장면, 피아노를 치며 ‘그리움에’와 ‘Abyss’를 부른 뒤 “너무 떨려 다리가 후들거렸다”고 고백하는 부분은 서로 어깨를 비비는 친구 같았다.
팬들의 리액션만 보고 답을 맞추는 ‘통해라 아미’ 팬들이 부르는 노래를 알아맞추는 ‘불러라 아미’ 미션은 진과 아미가 하나가 되는 이미지를 줬다.
팬과 가수의 거리가 아닌, 마치 우정을 나누는 듯한 지점이 인상적이었다.
방탄소년단 히트곡 ‘Dynamite’(다이너마이트), ‘Butter’(버터), ‘소우주(Mikrokosmos)’, ‘봄날’ 등을 메들리로 부를 때에는 “멤버들 없이 그룹곡을 부를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아미들이 같이 불러줘서 홀로 잘 해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멤버들과 함께 부르는 날이 하루빨리 오길 바란다”는 말을 덧붙였다.
약 2시간의 콘서트는 환호와 웃음 속에서 마무리 됐다.
이게 겨우 첫 출발을 뗀 셈이다.
‘#RUNSEOKJIN_EP.TOUR’는 일본과 미국, 영국, 네덜란드를 거치며 세계 속의 아미와 만난다.
재기발랄한 진의 매력이 세계에 스며들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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