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만에 되찾은 사옥"…동국제강, 페럼타워 6451억원에 재매입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7-25 16:00:00

동국제강이 2015년 구조조정 과정에서 매각했던 본사 사옥 '페럼타워'를 10년 만에 다시 사들인다.
한때 재무개선을 위해 손에 놓았던 이 건물을 자산총액의 20%가 넘는 6451억원에 재매입하며 '내실 있는 성장으로의 전환'을 선언했다.

동국제강은 25일 임시이사회를 열고 서울 중구 수하동에 위치한 페럼타워 매입을 의결했다.
같은 날 삼성생명과 매매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645억원을 우선 지급했으며, 잔금 5800여억원은 3분기 내 납입할 예정이다.
매입 대금은 자체 자금과 금융권 차입을 통해 마련된다.

페럼타워는 동국제강그룹에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 건물이다.
동국제강은 1974년 을지로의 옛 청계초등학교 부지로 본사를 옮긴 뒤, 2007년 재개발을 위해 잠시 자리를 비울 때까지 30년 넘게 같은 부지에서 영업을 이어왔다.
이후 2010년 사옥 신축을 마치고 재입주하며 '페럼타워'란 이름으로 새롭게 출발했다.
라틴어로 '철'을 뜻하는 '페로(Ferro)'에서 유래한 이 명칭은 임직원 공모를 통해 지어졌다.

하지만 그룹은 2010년대 중반 철강 업황 악화에 직면하며 구조조정에 나섰다.
2014년 산업은행 등과 재무구조개선 약정을 체결했고, 이듬해 유아이엘·국제종합기계 매각, 후판 사업 조정 등 자산 유동화에 속도를 냈다.
2015년 4월, 페럼타워를 삼성생명에 매각한 것이 사실상 구조조정의 마지막 퍼즐이었다.
당시 해당 거래를 끝으로 동국제강은 2년 만에 채권단 약정을 조기 졸업했다.

이후 동국제강은 철근·형강·컬러강판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정비했고, 해외 법인 정리 및 브라질 CSP 제철소 매각 등을 통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했다.
그 결과, 2015년 말 BB+였던 신용등급은 2023년 BBB+로 회복됐고, 같은 기간 부채비율도 136.8%에서 99.0%까지 개선됐다.

이번 페럼타워 재매입은 동국제강그룹이 10여년간 추진해 온 사업 구조 개편에 마침표를 찍고, 재도약을 위한 '내실 있는 성장'으로 전환함에 의미가 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본사 기능을 포함한 그룹사들의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동국제강의 이번 계약 금액(6451억원)은 회사 자산총액(3조1940억원)의 20.2%에 달하는 규모다.
투자 규모 자체만 놓고 보면 공격적인 행보지만, 이를 통해 수익성 제고와 자산운용 다각화를 동시에 추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략적 판단으로 평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