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독자 인공지능(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에 도전장을 낸 SK텔레콤이 독자 AI 모델 개발에 나선다.
SK그룹 계열사를 대거 참여시켜 국내 생성형 AI 산업 기술 자립을 추진할 계획이다.
24일 AI 업계에 따르면 이번 독자 AI 프로젝트에서 SKT가 주관하는 컨소시엄에 게임사 크래프톤, 모빌리티 데이터 강자인 포티투닷, AI 반도체(NPU) 제작사 리벨리온, 전문 지식 기반 AI 에이전트 기업 라이너, AI 모델의 데이터 안정성 기술을 갖춘 셀렉트스타 등이 참여한다.
학계에서는 서울대학교 산학협력단과 카이스트 연구진이 힘을 보탠다.
참여 의사를 밝힌 기업으로는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SK AX 등 SK그룹 계열사를 비롯해, 몰로코(광고), 씨메스·가우스랩스(제조 AI), 스캐터랩(감성 AI) 등 SKT 주도의 K-AI 얼라이언스 소속 약 10여개 기업이 포함돼 있다.
이 외 참여 의향을 밝힌 기업은 계속 늘고 있는 추세다.
SKT 컨소시엄은 이번에 개발하는 독자 AI 모델을 오픈소스로 공개해 국내 AI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시킬 방침이다.
자체 개발한 'A.X 3.1' 라이트 버전과 340억 파라미터급 대형 모델을 바탕으로, 컨소시엄 참여사들이 보유한 다양한 LLM과 데이터를 결합해 한국을 대표하는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구상이다.
SKT는 기존 트랜스포머 아키텍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신규 AI 구조 연구도 병행하고 있다.
이를 통해 글로벌 AI 경쟁에서 한국만의 독자적인 기술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SKT는 2018년부터 한국어 특화 AI 연구를 이어왔다.
2019년에는 국내 최초로 한국어 딥러닝 언어 모델 ‘KoBERT’를 개발해 고객센터 챗봇 등에 적용했고, 2020년에는 GPT-2를 한국어로 구현한 ‘KoGPT2’, 뉴스 및 문서 요약에 특화된 ‘KoBART’를 연이어 선보이며 생성형 AI 기술 기반을 다져왔다.
2022년부터는 자체 GPT-3 기반 한국어 모델을 AI 서비스 ‘에이닷(A.)’에 적용하기 시작했다.
감성 대화 특화 모델 ‘A.X 1’을 시작으로, 지식 기반 응답에 강한 ‘A.X 2’, 추론 속도와 성능을 개선한 ‘A.X 3.0’ 시리즈까지 단계적으로 상용화 모델을 확대해 왔다.
‘A.X 3.0’은 340억 파라미터의 표준형과 70억 파라미터의 경량형 모델로 구성되어 있으며, 2024년 4월부터는 통화 요약 등 실서비스에 활용돼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A.X 4.0’은 외부 지식 기반 추론 기능을 강화하고, 지속학습(CPT, Continual Pre-Training) 방식을 도입해 데이터 보안과 로컬 운영, 한국어 처리 효율성 측면에서 성능을 크게 향상시켰다.
‘A.X 4.0’ 역시 에이닷의 통화 요약 등 실서비스에 적용 중이다.
아울러 SKT는 프롬 스크래치 방식으로 개발한 ‘A.X 3.1’ 모델(7B, 34B 파라미터 규모)도 별도로 공개했으며, 이는 코드와 수학 처리 성능에 집중한 모델이다.
CPT 기반 ‘A.X 4’ 계열과 함께 ‘투 트랙 개발 전략’을 병행해 기술 다변화와 안정성을 꾀하고 있다.
이번 컨소시엄 참여를 통해 SKT는 자사의 오랜 AI 연구 역량과 파트너사들의 전문성을 결집해 국내 AI 생태계의 기술 자립을 견고히 다지고, 생성형 AI 기반 산업 전반에 걸친 실질적 활용 기반을 마련함으로써 국가 AI 주권 확보에 기여한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SKT 관계자는 “이번 독자 AI 파운데이션 프로젝트 참여를 통해 2018년부터 시작해온 한국어 특화 AI 기술 연구가 본격적으로 결실을 맺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아주경제=최연재 기자 ch0221@aju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