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약값, OECD 평균의 2.8배…韓보다 4배 높아아시아경제 기사제공: 2025-08-04 09:17:25

미국 내 의약품 가격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평균보다 2.8배, 한국 대비로는 4배 가까이 높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바이오협회 바이오경제연구센터는 4일 공개한 'OECD 대비 미국 약가 수준' 이슈브리핑에서 "미국의 전문의약품 약가는 OECD 32개국 평균에 비해 약 277.6%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브리핑 내용은 미국 보건복지부(HHS)의 지원을 받은 공공정책 연구기관 '랜드 연구소(RAND Corporation)'의 조사를 인용했다.

특히 브랜드의약품만 놓고 보면 미국의 가격은 OECD 평균 대비 4.2배(422%)에 달했으며, 매출 상위 60개 품목은 5배(504%)를 웃돌았다.
바이오의약품 역시 OECD 평균보다 3.6배(359%) 비쌌다.

한국과 비교하면 격차는 더 벌어진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국의 약가는 한국 대비 391.3% 높은 수준으로, 한국은 미국의 약가의 약 25.6% 수준에 불과하다.
브랜드의약품은 14.2%, 매출 상위 60품목은 11.9%, 바이오의약품은 17.5% 수준이다.
터키와의 격차는 무려 10배 이상 벌어졌다.

미국의 약가가 이같이 비싼 이유는 정부가 그간 약가를 통제하지 않았고 공공보험의 약가 협상권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신약의 특허권을 폭넓게 보장하며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의 진입이 제한적이었던 것도 약가 인하 흐름을 막았다.
처방약급여관리업체(PBM)가 복잡한 가격 구조와 리베이트 구조를 만들며 소비자 가격을 왜곡하는 문제도 숙제다.
이러한 조건들로 인해 제약사들의 시장 지배력이 공공 영역에 비해 높은 상황이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17개 글로벌 제약사에 공개서한을 보내 '60일 내로 미국 내 약값을 인하하라'고 압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 소셜에 노보노디스크, 일라이릴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등 17곳에 보낸 서한을 공개했다.

그는 "(이들 기업의) 미국 내 브랜드 의약품 가격이 다른 나라보다 2∼3배 비싸다"며 다른 선진국에 부과하는 약품 가격의 최저 수준으로 내리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미국 행정부가 (제약사로부터) 받아온 제안은 이 심각한 문제를 '해결'하기보단 비난을 회피하는 내용들이었다"며 "이에 따라 미국 내에서 사업을 운영하는 모든 제약사에게 다음과 같은 조치를 향후 60일 이내에 시행할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제약사들에게 메디케이드(저소득층 의료보험) 환자들을 위한 '최혜국대우(MFN)' 가격을 모든 약품에 적용해 가격 포트폴리오를 제공하라고 요구했다.